21일 미국 상원의 인준을 받아 초대 국가정보국장(DNI)으로 확정된 존 네그로폰테(65·사진)는 ‘공작’에 능한 외교관이다.
국무부에서 일한 40여년 동안 베트남 온두라스 에콰도르 이라크 등 대부분 전란을 겪은 국가에서 경력을 쌓아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을 포함, 15개 정보기관을 통할하는 막강 권력기관의 초대국장으로 그를 지명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미국 외교사에 큰 족적을 남긴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스승으로 모신 네그로폰테는 1981년 온두라스 대사를 시작으로 멕시코, 유엔 대사를 거쳐 부시 행정부가 미국식 민주주의를 심고 있는 이라크 초대 대사를 지냈다. 외교관으로서 첫 부임지인 홍콩, 베트남 에콰도르 그리스 등을 거친 그는 온두라스에서 처음 전권 대사로 근무했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적성국가인 이란에 무기를 팔아 그 자금으로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좌익정권을 전복하려는 반군 게릴라(콘트라)를 지원한 ‘이란-콘트라’사건이 불거져 큰 곤욕을 치렀다. CIA 요원들이 온두라스에 근거지를 마련, 니카라과 반군 게릴라를 지원하는 공작을 하는 과정에서 네그로폰테가 이를 방조 또는 묵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철저히 부인했다.
그러나 미 언론은 12일 인준 청문회에 맞춰 83년 그가 온두라스 대사 시절 니카라과 반군을 고무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콘트라 지원에 적극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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