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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한왕용씨 '청소 등반'/ "히말라야에 한글 깡통 굴러 다니게 할 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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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한왕용씨 '청소 등반'/ "히말라야에 한글 깡통 굴러 다니게 할 순 없죠"

입력
2005.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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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8,000m급 14개 거봉을 완등한 산악인 한왕용(39ㆍ에델바이스 홍보부장)씨가 다시 히말라야에 오른다. 이번엔 인간의 이기심을 거두기 위한 ‘청소등반’이다. 한씨는 28일 월산산악회 회원 15명과 함께 네팔 카트만두로 날아가 히말라야의 다올라기리(8,167m) 베이스캠프 일대에서 쓰레기 수거작업에 나선다.

그의 청소등반 출정은 처음이 아니다. 2003년 11월에는 에베레스트(8,848m) 베이스캠프에서, 지난해 6월에는 K2(8,611m)에서, 10월에는 마나슬루(8,163m)에 올라 눈 속에 파묻힌 쓰레기를 수거했다.

"히말라야를 생각할 때마다 원정대가 남겨놓고 온 깡통, 텐트 조각, 로프, 비닐들이 산의 숨통을 막고 있는 것 같아 항상 마음에 걸렸습니다."

한씨가 청소등반을 결심한 것은 2003년 여름 히말라야 14좌 완등의 마지막 봉우리였던 파키스탄의 브로드피크(8,047m)에 오르면서다. 기상 여건이 나빠져 베이스캠프로 복귀한 한씨는 깻잎, 마늘 장아찌 통조림을 곁들인 일본원정대의 식사 대접을 받았는데 이 통조림들이 한국원정대가 버리고 간 것임을 알고는 낯이 뜨거워졌다.

한씨가 히말라야를 오른 횟수는 20여 회. 폭설과 강풍에 밀려 도망치듯 철수하는 바람에 캠프 주변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내려온 적도 적지 않았다. 이후 베이스캠프나 등반캠프에서 한글로 표시된 깡통이나 비닐을 볼 때마다 꼭 자신이 버린 것 같아 부끄럽고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14개 거봉을 다 올랐으니 이제부터 히말라야 환경 보전에 힘을 쏟겠다"고 마음먹었다. 청소등반은 세계 산악계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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