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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산청 - 내달 2~7일 한방약초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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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산청 - 내달 2~7일 한방약초 축제

입력
2005.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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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영산(靈山) 지리산.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시, 경남 하동군, 함양군, 산청군 등 5개 시·군으로 둘러 싸였다. 하나같이 기품이 있는 고장이다. 이 중에서 지리산을 받치고 있는 맏형은 산청이다. 정상인 천왕봉(1,915m)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은 법. 산청은 대원사, 내원사 등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계곡을 품었다. 맑은 물을 머금은 토양이라 많은 약초가 자랐다. 여건이 좋은 만큼 명의도 많았을 터. 소설 동의보감에서 허준의 스승으로 등장한 유의태도 산청을 무대로 활동했던 실존인물 유이태가 모델이다.

연이은 드라마의 성공이 오해를 낳기도 했다. 유의태가 허준의 진짜 스승으로 둔갑한 것이다. 하지만 소설일 뿐이다. 유의태와 허준의 만남은 애당초 없었다. 유의태는 허준보다 200년 후대의 인물이다. 허준이 지리산에서 활동했다는 내용 역시 사실무근이다. 시공을 초월한 두 명의를 지리산으로 끌어들인 작가의 상상력이 기발하지만, 심산유곡이 빚어내는 산자락과 마주하면 심신이 정화되는 느낌이 절로 든다. 오죽하면 지명도 산청(山淸)이다.

맑은 물과 산을 낀 산청이 21세기 화두인 웰빙의 고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청정지역에서 생산하는 된장과 간장은 곧 웰빙음식이 되고, 맑은 공기속에 즐기는 참숯찜질은 스트레스 해소의 원동력이다. 황토로 지은 옛집에서 체험행사를 즐기는 것도 산청에서라면 느낌이 다르다.

먼저 시천면 신천리 삼당마을 오덕원으로 향한다. 천왕봉까지 가장 단거리에 오를 수 있는 중산리에서 4km 가량 떨어진 된장마을이다. 천왕봉이 손내밀면 잡힐 듯 버티고 섰고 맞은 편에는 양수발전소가 자리잡고 있다. 마을 앞 광장을 가득 메운 400여 개의 장독대에는 안주인 김애자(49)씨의 15년 된장사랑이 가득 담겨 있다. 전국을 떠돌며 된장을 잘 담근다고 소문난 동네 할머니에게서 비법을 전수 받았다. 그렇게 8년 세월을 보냈다. 나머지 7년은 자신만의 된장 만들기에 몰두했다. 그 과정에서 단심(丹心), 항심(恒心), 불심(佛心), 선심(善心), 화심(花心) 등 다섯 가지 미덕을 배웠다. 이름이 오덕원(五德圓)인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장 속에 그의 정성이 배어있다. 이 곳에서 나는 청국장은 냄새가 나지 않고 오히려 구수하기 까지 하다. 청국장에 냄새가 나는 것은 잡균이 붙어서라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된장 1kg 1만5,000원, 고추장 1만8,000원, 간장 1만2,000원. 장을 구입하면 김씨가 직접 끓여 내는 된장찌개와 장아찌를 곁들인 식사도 대접받을 수 있다. (055)972-9366.

참숯찜질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아이템은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숯불 찜질방을 만날 수 있지만 산청군 단성면 길리 지리산 참숯굴은 여타 지역 찜질방과 차별된다. 8개의 참숯가마는 섭씨 1,500도 이상의 고온으로 올렸다가 식히기 때문에 그 곳에서 발산되는 원적외선이 피부 깊숙이 침투, 노폐물을 분해시켜준다. 찜질을 위한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군불을 때는 많은 가마들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숯 제조과정의 부산물로 얻어지는 목초액도 세균성장억제력을 가지고 있다.

가격도 2,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싸다. 원래 용도가 찜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마는 숯을 만들고 난 뒤 온도를 식히는 기간에 일반인의 입장을 허용하는 것이니 비싸게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참숯굴측의 설명이다. 이 곳에서 생산한 생활숯과 참숯으로 만든 세재, 목초액, 베개 등 웰빙제품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찜질을 즐기다 출출해지면 식당을 찾는다. 참숯에 구워먹는 돼지고기의 맛이 일품이다. 200g에 4,000원으로 대도시의 절반가격이다. (055)974-0117.

산청의 웰빙여행은 해가 저물어도 끝이 나지 않는다. 단성면 남사예담촌은 예부터 많은 학자와 선비를 배출한 곳. 경북에 하회마을이 있다면, 경남에서 선비 전통을 잇는 곳은 단연 남사예담촌이다. 이름부터 고풍스럽다. 예담은 오래된 돌담을 뜻한다. 마을 구비구비 자리한 돌담마다 꼿꼿한 선비의 기개가 담겨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근 농촌진흥청의 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되면서 전통의 대중화를 표방하고 나섰다. 현재 5채의 한옥에서 30여개의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전통 혼례식, 전통음식만들기, 천연염색, 전통차 시음, 서당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1박 1인당 1만원선. (055)973-7008.

산청=글·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 여행수첩

●약초의 고장 산청에서 내달 2~7일까지 지리산 한방약초축제가 열린다. 지리산 자락에서 캐낸 약초로 만든 한방 화장품, 약차, 약술 등 한방재료를 이용한 제품들이 소개되며, 한방무료진료도 받을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대전-진주고속도로 산청IC에서 빠져나오면 행사장과 만난다.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산청으로 가는 고속버스가 하루 3차례 운행중이다. 산청 버스터미널(055)973-2207. 산청군 문화관광과 (055)970-6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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