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면 온몸에 감겨오는 꽃내음이 햇살인양’ (조정권의 시 ‘춘일’에서)
벚꽃이 피었다. 뒷산에도, 길가에도, 교정에도 벚꽃이 만발해 따스한 봄날을 향기로 농밀하게 채우고 있다. 봄을 가장 화려하게 알리는 벚꽃은 그러나 아쉽게도 한 순간에 져 버린다. 일본이 벚꽃의 이런 특성을 사무라이 정신에 빗대는 바람에 한때 ‘사쿠라’로 폄하됐지만 벚꽃은 이 땅에 자생하는 엄연한 토종으로 어김없이 삼천리 봄날을 장식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벚꽃 구경은 이번 주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경기관광공사가 추천한 수도권의 벚꽃 명소 5곳을 소개한다.
◆ 호암미술관
호수에 비친 벚꽃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28일까지 벚꽃축제가 열리는데 이번 주말이 절정이라고 미술관측은 밝혔다.
에버랜드 정문 매표소에서 호암미술관까지 7㎞에 걸쳐 늘어선 왕벚꽃과 겹벚꽃만 해도 가슴 벅차고, 향수산과 호수 주변의 능수벚꽃과 왕벚꽃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미술관 입구에 있는 300m의 벚꽃터널은 반드시 걸어보아야 할 필수코스다. 오전 10시∼오후 9시 개장하며 매표소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문의 (031)320-1801∼2
◆ 서울대공원
과천 서울대공원도 주차장에서 미술관으로 가는 순환로가 손꼽히는 벚꽃길이다. 25년생 왕벚나무가 길 양쪽에 장승처럼 서서 꽃비를 뿌려준다. 대공원에는 외곽순환길, 호수둘레길, 미술관길 등 10㎞에 걸쳐 3,000그루의 벚나무가 만개했다.
세차게 내린 봄비도 버텨낸 벚꽃은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듯하다. 주차료(3,000원)만 부담하면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문의 (02)504-0011
◆ 팔당호 드라이브코스
매서운 강바람 때문에 이번 주 들어서야 개화하기 시작했다. 광주시 남종면 귀여리에서 수청리까지 337번 지방도 12㎞를 따라 2,700여 그루의 벚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수령 10여년으로 풍성한 맛은 떨어지지만 팔당호의 경관과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로 감상하기에 무리가 없다. 되돌아오면서 분원백자관을 들렀다 붕어찜을 맛보는 것도 좋다. 문의 (031)768-9044
◆ 오두산전망대
파주시 오두산전망대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500m 구간에 벚꽃이 만발했다. 나무 수는 적지만 수령 25년 안팎의 아름드리 나무가 많아 요즘 외국 관광객들의 사진촬영 명소로 떠올랐다.
화려한 벚꽃과 휴전선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문의 (031)945-2390
◆ 남한산성
남한산성 관리사무소에서 중부면사무소까지 308번 국도를 따라 8㎞거리에 벚나무가 늘어서 있다. 잘 알려진 드라이브 코스로 역시 이번 주말 절정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이다. 문의 (031)760-2542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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