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3시3분께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코끼리 쇼’ 공연단이 관리하던 ㈜코끼리월드 소속 코끼리 6마리가 탈출, 일부는 인근 식당과 가정집 마당으로 뛰어들고 주민 1명을 다치게 하는 등 대소동이 벌어졌다.
대공원 관계자는 "오후 3시3분께 어린이대공원 정문 옆 제2수영장 부지 공연장에서 코끼리 9마리가 공연을 시작하기 직전 강한 바람에 공연장 천막이 크게 흔들리자 한마리가 흥분해 공연장을 벗어났고 5마리가 줄줄이 공연장을 따라나가 대공원 철제 펜스를 뚫고 탈출했다"고 밝혔다. 탈출한 6마리 중 한마리는 곧 조련사가 붙잡았고 다른 한마리는 탈출 10여분 만에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에 붙잡혀 인근 동부경찰서 주차장으로 옮겨진 뒤 대공원으로 돌려보내졌다.
하지만 나머지 4마리 중 한마리는 지하철 아차산역쪽으로 달아나다 광진구 경복초등학교 인근 골목길에서 집주인 이모(64)씨와 얘기하던 세입자 노모(52·여)씨를 들이받았다. 노씨는 코끼리에 부딪치면서 머리 뒷부분을 다쳐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씨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뒤를 돌아보니 언덕 쪽에서 코끼리가 다가와 노씨를 넘어뜨렸고 나는 너무 무서워 달아났다"고 말했다. 이 코끼리는 광진구 구의2동 서모(67)씨 집 문 셔터를 부수고 정원에 들어가 소동을 벌이다 1시간30여분만에 붙잡혔다.
다른 3마리는 건국대 후문 인근 식당으로 난입, 오토바이 한대와 유리창, 테이블 5, 6개 등을 부수고 이를 말리던 조련사 1명을 밀치는 등 난동을 벌여 아수라장이 됐다. 음식점에서 일하던 최모(48·여)씨는 "코끼리가 음식점으로 들어오길래 무서워서 방석을 넣어 두는 옷장 안에 숨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관들은 나무 우리를 식당 입구쪽에 설치, 이들을 차례로 유인해 가둔 뒤 탈출 4시간여 만에 대공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로 인해 어린이 대공원 일대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16일부터 코끼리 9마리, 라오스 민속무용단 10명, 조련사 15명으로 구성된 공연팀과 계약하고 매일 5차례 상설 공연을 해왔다. 한편 이 코끼리들은 2003년 10월 인천 송도유원지에서도 탈출 소동을 벌인 적이 있어 사고대비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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