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마감한 서울시향의 단원 모집에 687명이 몰렸다. 선발 예정인원은 총 106명. 1명을 뽑는 악장에 8명이 지원했고, 13명을 선발하는 수석 단원에는 277명이 지원해 2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각각 한 자리인 클라리넷 수석에 48명, 플루트 수석에 41명이 지원해 최고의 경쟁률을 보였다. 78명을 선발하는 일반 단원에는 379명이 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응시자수나 경쟁률에서 국내 오케스트라 사상 최고의 기록이다. 이는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을 맞아 재단법인으로 새 출발하는 서울시향에 거는 기대와, 단원들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전용 홀을 짓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서울시의 약속에 힘입어 음악계의 관심이 집중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향의 재창단을 뜻하는 이번 공개 모집에 크게 반발하던 기존 단원들도 96명 중 81명이 지원, 외부 지원자 606명(외국인 34명 포함)과 나란히 경쟁하게 됐다. 지원자 중에는 국내 주요 교향악단 수석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오디션 결과에 따라서는 국내 오케스트라 지형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오디션은 24일부터 5월2일까지 이뤄진다. 악장과 파트별 수석, 부수석 등 직책단원은 정명훈과 부지휘자 번디트 운그랑시, 아릴 레머라이트, 외국인 음악가 1명이 직접 선발하며, 일반 단원 오디션은 두 부지휘자와 외국인 음악가 1명이 맡는다.
관심의 초점은 역시 서울시향의 물갈이 폭. 국내에서 가장 오랜 전통과 최고의 연주력을 자랑하던 서울시향이 침체의 늪에 빠진 지난 10여 년을 뒤집으려면 확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앙상블이 중요한 오케스트라의 특성 상 경험 많은 단원들이 한꺼번에 대거 빠져나가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절반 가까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이번 오디션은 기존 단원에 우선권을 부여, 그들 중 탈락자가 나오면 외부 지원자로 채운다는 방침이어서 물갈이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새 서울시향의 단원 처우는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악장, 수석, 부수석 등 직책 단원은 지금의 연봉을 2배 이상 올리고, 일반단원의 연봉도 국내 최고 수준인 KBS교향악단의 보수와 비슷하게 맞춰간다는 계획이다.
오디션 결과는 5월 6일 발표된다. 새 서울시향의 면모를 드러낼 첫 공개 연주회는 6월 17, 18일로 잡혀있다. 부지휘자 레머라이트가 지휘하고 캐나다 피아니스트 루이 로르티가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할 예정이다. 정명훈이 직접 지휘하는 첫 무대는 8월에 있을 예정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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