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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플루토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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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플루토늄탄

입력
2005.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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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제조는 우라늄에 비해 공정이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 그러나 플루토늄탄 제조를 위해서는 반드시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이 필요하다. 원자로에서 우라늄 연료가 연소된 후 생기는 1%의 플루토늄은 90% 이상의 비율로 농축하는 재처리과정을 거쳐야 한다. 원자로와 대규모의 재처리시설로 인해 이 방식은 노출이 불가피한 약점이 있다. 그러나 일단 농축 플루토늄을 생산한 이후에는 어디서든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 북한 영변의 5MW 원자로 가동이 중단됐다니 북한이 플루토늄 농축에 나설 것인지 관심이 생긴다. 한성렬 주 유엔 북한 차석대사는 "핵폭탄을 만들기 위해 연료봉을 재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만 실제 다음 단계의 행동을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계산은 한 번 해둠 직하다. 이 원자로가 정상가동돼 얻을 수 있는 플루토늄의 양은 연간 6~7kg이라고 분석돼 있다. 이는 플루토늄탄 1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영변 원자로는 1994년 제네바 합의와 함께 가동이 중단됐다가 2003년 2월부터 재가동됐으니 산술적으로는 12~14kg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 이에 앞서 1994년 이 원자로에서 인출된 8,000개의 연료봉을 재처리하면 17~27kg의 농축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북한은 2003년 10월 이 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했다고 선언했는데, 이 양이면 2~6개의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1994년 이전 북한이 8~10kg의 플루토늄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고 본다. 5MW 원자로에서 세 차례에 걸쳐 8kg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으며, 1965년 소련이 지어 준 7MW급 원자로 등에서 조금씩 모은 2kg의 플루토늄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농축 플루토늄으로 북한은 1년이면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있다고 한다. 2월10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을 허풍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 6자회담의 난항은 북한의 핵물질과 핵무기 제조를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미국이 강력한 대북 압박조치로 이를 해결하자는 입장인데 비해 한국과 중국 러시아는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다. 사실상 핵확산을 용인하는 현실에서 관건은 중국이 확산의 허용치를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는지라는 분석이 있다. 곧 갈 데까지 가 봐야 문제가 풀린다는 얘기인데, 이 과정에 정부의 속셈법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조재용 논설위원 jae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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