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사진) 현대아산 부회장은 20일 "채권단이 관리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우리(현대그룹)가 인수해 현대아산과 합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추진 가능성은 수차례 거론됐으나 고위 관계자가 직접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처음이다.
김 부회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전신으로 현대그룹이 인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면 5,000억원 정도가 필요하겠지만 지금 자금 여유가 없는 만큼 1조5,000억원에 이르는 대북사업권의 일부를 팔아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북사업권 인수자는 정부든, 다른 대기업이든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현재 시가총액은 2조원을 웃돌아 지분 50%를 인수한다 해도 1조원이 필요하며,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할 경우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김 부회장의 언급에 대해 현대건설측은 "평소 현정은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 의사를 자주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자금력 측면 등에서 볼 때 현실적으로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측도 "그룹 차원에서 인수 여부를 전혀 검토하지 않았으며, 그럴 만한 자금 여력도 없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현대아산은 건설업 면허를 갖고 있는 만큼 금강산 관광사업에만 매달리지 않고 아파트 사업에도 진출하겠다"며 "‘아산’이라는 브랜드로 고 정주영 회장의 혼과 통일 염원을 담은 최고의 아파트를 짓겠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현재 금강산 해금강호텔 건너편 바다를 따라 1㎞ 구간에 1~3층 규모의 상가와 콘도를 지어 일반인들에게 국내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 3개월내에 통일부에 사업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금강산 골프장을 건설중인 에머슨 퍼시픽측이 다음달 2일 200실 규모의 골프텔을 착공, 5, 6개월내에 120실을 우선 완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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