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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이순신기념 水陸 경기대회를

입력
2005.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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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웅이 아니라 인간 이순신을 그린 소설들이 나오더니 방송극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가 임진왜란으로 부르는 16세기 말의 전쟁에서 이순신이 불멸의 전공을 세우고 장렬하게 전사한 세계적 명장임을 아는 이들은 외국에도 더러 있다. 그를 영국의 넬슨에 견주기도 하고 심지어 근대 일본의 어느 해군제독은 군인의 신이라고까지 극찬했다고 한다. 그런데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국사 교육이 빠지다시피 한 때문일까, 근래 우리 민중의 머리 속에서는 차츰 잊혀져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터에, 독도문제가 불거지자 방송극 시청률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조국에 대한 충성심과 백성을 사랑하는 지극한 정성, 빼어난 지략과 출중한 지도력으로 목숨 바쳐 싸우다 간 인류 역사에서 영원히 잊혀져서는 안될 이순신을 기리는 행사를 본격적으로 벌이면 어떨까. 그가 전쟁 7년 동안 휘하 병사들은 말할 것 없고 전란에 휩쓸린 남녀노소 민중과 울고 웃으며 싸우다가 간 역사의 현장에서 말이다. 크게 뭍과 바다로 나누어서 벌이자. 육지는 부산에서 목포까지 1,000리 가까운 역전 마라톤으로 하자. 창원 마산 충무 사천 진주 하동 순천 고흥 광양 장흥 강진 영암 해남을 거쳐 목포에 이르고, 바닷길로는 조정이나 요트 같은 경기로, 목포 고하도에서 진도와 우수영 사이의 울돌목을 거쳐 완도·고금도·여수를 지나 남해대교 밑을 거쳐 고성 앞바다 당포·합포만을 가로지르고 한산도와 노량만을 돌아 장승포를 거쳐 진해만을 돌아 가덕도를 지나 부산 영도에 이른다.

이순신을 기리는 수륙 경기대회는 우리만의 축제, 한국인만의 스포츠여서는 안 된다. 1592년에 시작된 그 처참한 전쟁은 30만이 넘는 일본군과 5만에 가까운 명나라 군대도 참전한 국제전쟁이었다. 그런데 임진왜란이 끝난 지 400여 년이 지난 오늘, 도요토미의 후손 가운데 덜 떨어진 자들이 아직도 군국일본의 망상을 버리지 못하고 그들 자녀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 문제까지 일으키고 있음을 보면서, 일본의 다수 양심적인 시민들과 한국·중국의 시민들이 스포츠를 통해서라도 친화를 이루고, 역사에는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어리석은 일이 많았던가 되새기는 일이 필요하다.

처음은 국내대회로 시작하되 해를 거듭하면서 한·중·일의 국제대회로 발전시키고, 이것이 무르익으면 동아시아는 말할 것 없고 세계적 스포츠대회로 만들자. 그리 된다면 이순신은 한국인의 이순신만이 아니라, 전세계인의 이순신이 되지 않겠는가.

김경희 지식산업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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