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관계 재정립 움직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가 "실익 없는 반미 감정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9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21세기 한미관계-도전과 대응’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미국은 여전히 한국 경제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최근 한미동맹 관계에 균열이 빚어지면서 한미 관계를 소홀히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심포지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특히 "중국의 부상으로 한미 경제관계의 중요성이 희석되고 있지만 한국의 경제·사회 발전 및 안보 파트너로서 미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미래상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성원 수석연구원은 주제 발표에서 "기술 분야는 한미 협력의 효과가 가장 유망한 분야"라며 "한국 경제발전의 핵심인 정보기술(IT)산업과 차세대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력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술 보호주의가 확산되면서 기술 경쟁력 강화는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일본 유럽 등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기술 발전 과정과 단계를 고려할 때 미국과의 밀접한 기술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희재 수석연구원도 "미국은 앞으로도 첨단산업을 이끌어갈 최강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동북아 IT 허브 구축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종규 경희대 교수는 "교역 통계에서 한중간 비중이 한미간을 추월했다고는 하지만 중국을 경유한 대미 수출을 포함한 실질적인 측면에서는 중요성이 결코 약화하지 않았다"며 "금융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최근 10여년간 국내 상장주식 순매수 규모의 절반을 미국계가 차지할 정도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미국은 우선협상 대상자 및 최대 지원국이 될 수밖에 없다"며 "외국계 자본의 투기적 행태에 대한 일반적 비판론을 미국계 자본에 적용해서는 안되며,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도 미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영재 수석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은 서로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도 통상마찰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를 완화하고 통상 협력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중국이나 일본보다 먼저 미국과 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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