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 하나에 머리는 두 개.’
반도체 칩 하나에 두 개의 연산장치를 내장한 PC용 중앙처리장치(CPU)가 등장했다. ‘이중 핵(核)’이라는 의미의 이른바 ‘듀얼 코어’(Dual Core) 기술이다. 듀얼 코어 CPU를 내장한 PC는 최대 두 배의 처리 용량과 속도를 지니게 된다. 기존 32비트의 데이터 수용 한계를 두 배로 늘린 64비트 PC 기술에 이어 물리적 속도(클럭 주파수)의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는 PC의 CPU 성능을 계속 향상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방책인 셈이다.
미국 인텔의 한국 지사인 인텔코리아는 최근 ‘펜티엄D’(사진) 듀얼코어 CPU 개발을 발표하고, 이르면 이달 중에 펜티엄D를 내장한 데스크톱 PC 제품이 국내 PC 업체들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펜티엄D를 이용한 노트북 PC는 내년 초에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의 펜티엄4 이하 제품은 내년까지만 출시되고, 2007년에는 단종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AMD 역시 듀얼 코어 기술을 적용한 서버용 옵테론(Opteron) CPU와 데스크톱용 애슬론64 CPU를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CPU의 연산 장치가 2개로 늘어나면 이론상 데이터 처리 속도도 두 배로 늘어난다. 혼자하던 일을 둘이 나눠서 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속도 향상은 두 배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몸통과 함께 데이터의 전달 통로도 공유하면서 속도가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입력 받은 데이터를 둘로 나누고 연산 결과를 하나로 합치기 위해 두 개의 머리가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와 별도로 각각의 코어에 데이터 처리능력을 배가해 주는 기존의 ‘하이퍼스레딩’ 기술을 계속 적용해 성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듀얼 코어 PC가 대중화하면 PC 한 대를 여러 사람이 동시에 나눠 쓰는 일이 가능해 진다.또 영화를 보면서 고해상도 3차원 그래픽 게임을 즐기고 인터넷으로 음악 파일을 주고 받는 등 복잡한 다중작업(멀티태스킹)도 가능해진다. 인텔 관계자는 "이는 미래의 ‘디지털 홈’ 환경에서 가정용 서버 컴퓨터에 필수적인 기능"이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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