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19일 최근 한미동맹 균열을 거론한 일부 언론들의 보도 태도에 대해 "과거 북한의 위협을 갖고 안보 장사를 하던 언론이 이제 한미동맹을 흔들고 국민 불안감을 조성시켜 새로운 ‘안보 장사’를 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노무현 대통령이 터키 방문 중 "한국 국민들 중 미국인보다 더 친미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일부 언론이 ‘국민 편가르기’라고 비판한 것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 수석은 "국민들이 ‘어느 나라 신문이냐’ 라고 의구심을 갖는 수준으로는 가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노 대통령이 친미, 반미를 나눠 편가르기를 한다고 보도하는 것은 사실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에 가서 일방적으로 참여정부를 비난하면서 ‘한국 국민들이 철이 없어서 대통령을 뽑았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도 스스로 친미주의자라고 밝혔지만 미국사람 보다 더 친미적이지는 않다"면서 " 아무리 한미동맹이 중요해도 협상 과정에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는데도 협상 과정의 정보를 토대로 언론이 한미동맹 균열이라고 쓰면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안보 장사라는 표현이 언론에 대한 감정적 압박일 수 있다"고 기자들이 지적하자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서도 대안을 제시하고 논리적으로 비판하면 얼마든지 수정할텐데 감정적 비판이 다수"라고 주장했다.
조 수석이 언론의 해설 보도나 칼럼 등에 대해 이 같은 공격을 퍼붓자 일부 기자들은 "홍보수석이 훈시하는 것이냐", "언론의 비판을 경청하지 않고 편향된 언론관만 드러냈다"고 반발했다.
조 수석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 "미국 정부의 싱크탱크에 있는 사람들이 한국 정부나 국민에 대해 너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해외홍보를 제대로 못한 데 있겠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학자, 언론인 등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한국인들이 한국 국민의 생각을 대변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얘기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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