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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말아톤’그 이후

입력
2005.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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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아톤’에 관련 기사가 연일 게재되고 있다. 관객 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느니 1,000만 명 돌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느니…. 실제 주인공 배형진씨가 어머니와 함께 청와대에 초청되었다느니…. 아마도 이 영화의 성공 비결을 애써 찾는다면 먼저 소재의 독창성과 5살 지능을 가진 20살 청년, 즉 발달장애인 마라토너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는 점, 모자 간의 애틋한 사랑 등일 것이다.

오아시스, 오 브라더스, 안녕 유에프오 등에 이어 장애인이 등장한 영화는 장애인 배역 설정으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장애인이 등장한 영화가 아주 많아지면 별 관심을 못 끌겠지만 말이다,

익히 알겠지만 장애인 당사자들은 장애인에 대한 감성적인 인식보다는 이성적인 사고를 진정 원한다. 장애인이라고 무조건적으로 잘 보살펴 주자는 동정은 그들에게 짐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때마침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는 2005년도 주요 핵심사업으로 300인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이 1% 미만인 기업에 대해 해당 기업체를 방문하여 장애인 고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기업체를 방문해 보면 실제 대부분 기업 입장으로는 장애인 고용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는 감이 없진 않지만 기업의 다양한 직무를 고려할 때 장애인이 가능한 직무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분명히 있다"라고 단언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또한 ○○기업체의 경우 장애인 채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구인표의 자격조건 등을 유심히 살펴보면 경증 장애인만을 요구하고 있어 ‘무늬만’ 장애인으로 채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사실 경증 장애인만을 채용하려고 한다면 공단은 구태여 기업체를 방문하여 장애인 고용을 독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인 책무와 책임을 묻기 이전에 기업체의 솔선수범을 먼저 기대해 보는 것이 비단 나만의 욕심일까?

‘말아톤’에서 주인공이 "이 세상에서 달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하였듯이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인 장애인들 역시 안정된 직장에서 "즐겁게 일할 때가 가장 좋다"고들 이야기한다. 장애인이 근로할 수 있는 직장(특히 대기업)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 찬란한 4월에 목련과 벚꽃이 활짝 피어 봄기운이 흐드러진다.

김동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경남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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