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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 장애 딛고 화가꿈 이뤄/ 박혜신씨 첫 개인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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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 장애 딛고 화가꿈 이뤄/ 박혜신씨 첫 개인전 열어

입력
2005.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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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 3급 장애인인 박혜신(21·오른쪽)씨에게 올 봄은 특별하다.

어릴 적부터 키워온 화가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박씨는 19일 서울 서대문문화체육회관 갤러리에서 ‘장애우 박혜신의 음악으로 여는 그림전’이라는 주제로 첫 개인전을 시작했다. 열흘간 계속되는 전시회에는 강렬하고 대담한 색채로 꽃과 나무 등을 개성 있게 묘사한 수채화와 파스텔화 30여 점이 선보인다. 장애인들로 구성된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즉석 연주도 관람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그녀가 어엿한 화가가 되기까지는 어머니 김명희(49·왼쪽)씨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다. 김씨는 혜신씨가 3살 때 언어장애가 있는 것을 처음 알고 ‘세상과 통하는 방법’을 궁리한 끝에 그림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엔 무작정 자연을 느끼게 해주려고 이곳 저곳을 데리고 다녔지만 어린 혜신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거부했다. "포기하지 않고 산에서 산딸기를 따먹기도 하고 당근 뽑기도 하고 양계장에서 닭 울음 소리를 들려주기도 했어요. 점점 거부반응이 사라지더니 나중엔 자기가 보고 느낀 것을 그림으로 그리더라고요."

그의 특수중학교 시절 담당 미술교사는 "장애 학생은 모방은 잘해도 창의력이 부족한데 혜신이는 창의력이 있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겠다"고 용기를 주었다. 욕심을 내 입시 미술학원에 보냈는데 처음에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적응을 못하더니 점차 미술을 즐기기 시작했다. 학원 친구들도 독창적인 그림을 그릴 때마다 박수를 쳐 줬고 그럴 때마다 혜신은 작품을 들고 학원을 한 바퀴 신나게 돌았다. 미술대회에서 잇따라 상을 받기도 했다.

혜신씨는 비례개념이 부족해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떤 한 부분이 지나치게 커지기도 하는데 대충 놓아두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그리는 고집이 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릴 때마다 팔이 퉁퉁 부을 정도다. 그림 제목도 직접 붙여야만 직성이 풀린다. "미술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은 이번 전시회로 한 발짝 가까워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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