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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낀 증시…조정 길어질 듯/ 美 증시 불투명·수급 불안 등 악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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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낀 증시…조정 길어질 듯/ 美 증시 불투명·수급 불안 등 악재 여전

입력
2005.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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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세계 증시 동반 급락의 후유증을 딛고 19일 반등, 종합주가지수 930선을 회복했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사의 실적 호전 전망에 따라 전날 미 증시가 반등한데다 최근 두 번이나 20포인트 이상 폭락한 데 따른 반발매수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폭락이 글로벌 경기 조정 등 거시적인 원인과 외국인 매도세 지속 등 수급 여건의 악화에 따른 것인 만큼,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렵고 앞으로 일정기간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했다. 단, 조정의 폭은 지난해 4월과 달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은 4월 종합지수 예상범위를 종전 929~1,025포인트에서 911~1,007포인트로 내리고 4월 평균지수도 977포인트에서 959포인트로 낮췄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초 발표된 2월 G7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전환 4개월 만에 반락했고,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 당 108엔으로 올라 기존 예상치(달러 당 105엔)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라고 조정 이유를 밝혔다.

G7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것은 국내 수출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중국 수출 역시 선진국 경기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중국 모멘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산업생산지수도 약세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종합지수는 G7 경기선행지수가 다시 상승 전환하는 신호를 보일 때까지 상승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동부증권 장화탁 연구원도 “현재의 글로벌 경기 둔화는 경기회복 시점에 나타나는 일시적 둔화(소프트패치) 수준이 아니라 중기적인 둔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최근 전세계 주식시장이 동반 급락한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현재 미국의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를 살펴보면 올해 미국 증시가 2분기에는 조정, 3분기에는 바닥을 확인할 가능성이 커 지금의 조정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기술적 측면에서 종합지수가 단기 약세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종합지수가 최근 고점 이후 두 번 큰 낙폭을 기록하며 떨어졌는데, 이는 상승추세가 하락추세로 전환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며 “앞으로 기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대한투자증권은 국제적인 펀드들이 투자 기준으로 삼는 MSCI지수의 대만 비중 2차 확대가 내달 말로 임박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또 다시 대규모 매도 공세를 벌일 수 있다는 점도 수급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당분간 기간 조정이 계속되더라도 그 폭은 지난해 4월의 폭락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4월 말 이후 3개월 동안 종합지수는 무려 200포인트 이상 폭락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번 증시 충격은 미국의 소비 둔화에 따른 전세계 경기 둔화 우려 때문”이라면서도 “기업 실적이 하향 전환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이번에는 바닥을 치고 상승할 태세이고, 국내 경기도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는 내수ㆍ수출이 동반 상승할 전망이어서 당분간 900~970선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원증권도 “종합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인 920선, 지난해 말 여러 번 고점을 기록했던 890~900선, 2004년 8월 이후 상승분의 50% 되돌림선인 870선 등에서 지지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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