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교에서 학생 가정방문을 둘러싸고 학교측과 교사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고 한다. 교사 5,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좋은교사운동’ 은 2001년부터 해온 가정방문 운동을 올해에도 실시하고 있으나 일부 학교에서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방문 과정에서 촌지 수수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게 학교측의 반대 이유다. 교사들의 의무적인 가정방문이 1980년대 중반이후 각종 폐해로 폐지된 점에 비춰볼 때 학교측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학생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를 고려한다면 꼭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 학교 부적응 등 각종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교사들은 "가정방문을 다녀오면 아이들과 신뢰감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아이 문제에 대해 거리낌 없이 상담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한다.
문제는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이 극심한 우리의 현실에서 예상되는 역기능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가정방문은 자율적으로 실시하되 교육청 차원에서 절차나 방법에 대한 지침을 만들어 주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경남도교육청이 올해부터 가정방문을 선별적으로 부활한 것은 하나의 사례가 될 만하다. 교육청은 우선 비행이 잦거나 학습부진 등의 문제가 있는 학생을 선별적으로 선정해 사전에 학부모와 상의해 방문일정을 잡도록 했다. 또 가정방문에 앞서 학교장 중심으로 사전에 연수를 실시하고 방문시에는 교사들이 기본적인 품위와 예의를 지키도록 하는 등 철저한 예방조치를 강구했다.
가정방문이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에 신뢰를 쌓는 인성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교육 주체들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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