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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전현직 교사들 공동 역사책 냈다/ 대구 전교조·히로시마 교조 '조선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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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전현직 교사들 공동 역사책 냈다/ 대구 전교조·히로시마 교조 '조선통신사'

입력
2005.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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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전현직 교사들이 3년여 작업 끝에 역사왜곡을 바로 잡은 한일 공통 역사 부교재를 18일 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와 일본 히로시마(廣島)현 교직원 조합 교사들이 이날 한길사와 일본 아카시쇼텐(明石)출판사에서 동시 출간한 ‘조선통신사’(사진)는 자국 위주의 역사 왜곡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사실을 앞세운 새로운 역사교과서다.

한일 동반자 관계를 열어가기 위해 새로운 세대에게 어떤 역사를 가르쳐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587년 도요토미는 큐슈의 모든 다이묘를 굴복시킨 뒤 조선과 명에 대한 침략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도요토미는 쓰시마의 번주 소씨에게 "조선은 도요토미에게 복종하고, 명나라 정복의 선두에 서라. 그리고 조선 임금은 즉시 사신을 일본에 보내라"는 요구를 전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조선 침략과 조선통신사 파견 등 16~18세기 두 나라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룬 이 책은 도요토미의 행보를 ‘정복자로서의 야심을 충족’시키는 ‘침략’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최근 검정을 통과한 일본 우익의 후소샤(扶桑社) 역사교과서는 이 대목을 ‘히데요시는 나아가 중국의 명을 정복하여 천황과 함께 대륙에 옮겨 살면서 동아시아에서 인도까지 지배하려는 거대한 꿈을 갖기에 이르렀다. 1592년 히데요시는 15만 대군을 조선에 보냈다’며 ‘정복욕’을 ‘꿈’으로 미화하고, ‘침략’을 ‘출병’으로 호도했다.

후소샤 교과서가 ‘양국은 대등한 관계를 맺고 조선으로부터는 장군이 바뀔 때마다 조선통신사로 불리는 사절이 에도를 방문하여 각지에서 환영을 받았다’며 자발적으로 축하사절단이 파견된 것처럼 오해할 대목도, 공통 부교재는 ‘일본으로부터 통신사 파견을 요청 받았다’고 분명히 적었다. 공통 부교재는 또 도요토미의 조선 침략을 가해자나 피해자의 이분법 해석이 아니라 왜군의 3분의 2가 우리 민중과 마찬가지로 원하지 않은 전쟁에 동원됐다며 승패를 떠나 양국 민중이 똑같이 고통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선에 투항한 일본군 등 시각이 엇갈리는 대목은 양국 교과서를 비교 제시해 이해를 도왔다.

한일공통역사교재 제작팀은 공동 부교재 두번째 권을 근현대사로 정하고 곧 준비에 들어간다.

이밖에도 올해와 내년에는 한일 공동 역사교과서가 줄줄이 나온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등 한국 중국 일본 시민단체와 학자들이 함께 작업한 ‘내일을 위한 역사’가 5월에, 서울시립대와 일본 가쿠게이(學藝)대 역사학자 모임인 ‘교과서연구회’가 만든 한일관계사 책이 8월에 출간된다. 한일 역사교사모임이 중심인 ‘한일 역사교육교류회’도 내년 중순 공동 부교재를 낼 계획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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