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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롯데마트 강변점장/ 대형할인점 女점장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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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롯데마트 강변점장/ 대형할인점 女점장 1호

입력
2005.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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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빅3 대형 할인점에서 최초의 여성 점장이 탄생했다. 18일 롯데마트 강변점 점장으로 부임한 김희경(43·여)씨. 김씨는 1980년 8월 롯데백화점 판매사원 공채로 입사,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와이셔츠 판매사원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그때 나이 갓 스무살. 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년도 안된 앳된 나이였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선택한 백화점 판매사원이 제겐 오히려 기회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수리에 밝아 어릴 적 꿈이 회계사였던 김씨는 갑자기 부모님에게 병환이 생기고, 인문계 고교를 졸업한 두 언니가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상고를 택했다. 상고 졸업후 백화점 판매사원직을 택했던 것도 경리직보다 월급이 2배나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화점 판매사원 업무는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 10시나 되야 일이 끝나 집에 돌아오면 파김치가 되기 일쑤였다. 쉬는 날도 일정치 않았다. 김씨는 "일이 끝나면 통행금지 시간이 다가와 집에 들어가야 했고, 쉬는 날에는 너무 피곤해 데이트는 꿈도 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직도 미혼인 그는 "통금만 없어졌을 뿐, 지금도 상황은 거의 비슷하다"며 "시간이 된다면 남자를 사귀기 보다는 대학에 진학해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웃음지어 보였다.

김 점장은 8년 동안 백화점 판매사원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아무도 하지 않던 ‘단품관리’를 혼자 처리한 것으로 유명하다. 단품관리란, 품목 하나하나의 판매량과 재고량 등을 기록해 소비자들의 기호를 파악하는 업무다. 전산화가 돼있지 않았던 시절, 종이에 먹지를 대고 하나하나 체크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었다.

그 결과 김씨가 판매하는 와이셔츠는 판매량이 늘고 재고량이 줄어드는 1석2조의 효과를 보았고, 그는 입사 8년 만에 롯데백화점 본점 신사복 부문 판매사원을 총괄하는 판매지도사원(서비스 매니저)이 됐다. 김씨가 롯데백화점 잠실점 명품 디자이너 부티크 판매주임, 롯데마트 언더웨어 MD 등을 지내는 동안 그가 근무한 매장들은 대부분 인기매장으로 변모했다.

김씨는 "할인점도 백화점 수준으로 제품의 질과 서비스, 매장 인테리어 등이 업그레이드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할인점의 주 고객인 30~40대 주부의 눈높이에서 하나씩 하나씩 개선점을 찾아내 차례로 바꿔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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