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장애인이 겪는 불편함을 무심하게 지나치지 못할 것 같아요"
‘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두고 16일 오후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다채로운 이벤트가 열렸다. 한국장애인총연맹 등 26개 관련 단체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개최한 ‘개성(個性) 마당’에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물론 일반 시민까지 1만5,0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개성 마당’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를 이해하는 화합의 장을 만든다는 취지.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가 설치한 ‘전동 휠체어 면허시험’ 부스에는 특히 많은 비장애인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루었다. 이번 행사에 자원봉사자인 친구를 따라 왔다 전동휠체어를 처음 타 봤다는 대학생 이수경(21·여)씨는 "평소 무심했던 경사로나 요철(凹凸)도로를 만날 때 등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며 "장애인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장애인 자활단체인 다솜공동체가 연 장애인 스포츠 강습도 큰 인기. 장애인 올림픽 정식종목이기도 한 ‘보치아’ 체험장에는 공을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굴리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경기방식이 우리 고유의 ‘동전 던지기 놀이’와 비슷해 어린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국장애인문화협회가 설치한 결혼·취업·법률상담 부스엔 가까스로 취업한 회사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한 지체장애인, 함께 의지할 배우자를 찾는 결혼적령기의 장애인 등 다양한 사연이 모여 들었다. 자원봉사를 하는 손훈모 변호사는 "큰 기업들조차 장애인 고용 의무를 방기하고 차라리 부담금을 물 정도로 우리 사회의 편견은 높다"며 "장애에 대한 차별은 국가가 앞장서서 시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이 밖에도 휠체어펜싱 체험, 수화 강습, 장애인용 IT보조기구 체험 등 30여 곳의 다양한 이벤트 부스가 들어서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성철기자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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