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거의 체벌을 가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반면 학생들은 상당수가 교사로부터 매를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회대 교육대학원 김영란씨가 서울시와 경기도 소재 13개 중·고교 교사와 학생 3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 인권존중에 대한 교사들과 학생의 체감지수에 이 같은 괴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수업 중 떠들거나 자고 있을 때 응답자의 88.9%가 ‘말로 훈계한다’(56.7%)거나 ‘교실 뒤에 세워 놓는다’(32.2%)고 답했고, ‘매로 체벌한다’는 4.1%에 불과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가장 많은 31.6%가 교사들이 ‘매로 체벌한다’고 답했고, ‘교실 뒤에 세워 놓는다’가 26%로 그 뒤를 이었다. ‘말로 훈계한다’는 20.1%에 불과했다.
교사가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학생에게 사과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교사들은 62%가 ‘언제나 사과한다’, 35%가 ‘가끔 사과한다’고 응답했지만, 학생들은 ‘거의 사과하지 않는다’(20.1%)거나 ‘가끔 사과한다’(50.3%)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 교사들이 학생들과 인격적이고 일상적인 대화를 자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교사들의 54%가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학생들은 ‘그저 그렇다’(40.9%)거나 ‘그렇지 않다’(21.9%)고 답했다.
이처럼 일선 학교에서 인권교육이 이뤄지기 어려운 요인으로는 교사의 46.7%가 ‘입시위주의 교육’을 지적했고, ‘교사·학생의 관심 부족’이란 응답이 31.2%에 달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학교에서 인권교육이 필요한가’란 질문에 교사의 89.2%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교육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해본 적이 없다’는 대답이 59.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교사들의 인권의식은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학생들에 큰 영향을 미친다" 며 "교사들의 인권의식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고 지적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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