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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북어부 송환 신뢰 기초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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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북어부 송환 신뢰 기초 되기를

입력
2005.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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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술에 취해 어선을 몰고 월북한 속초 어부를 닷새 만인 오늘 배와 함께 되돌려 보낸다고 한다. 대낮에 통통거리며 북방한계선을 넘는 어선을 놓친 군의 경계 허점에 논란이 집중됐지만 북한의 자발적 송환조치는 한층 주목할 만하다. 지금처럼 주변 정세가 요동치고 남북관계가 어려운 때일수록 상호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긴요하고, 월북어선 송환은 그 본보기로 평가할 가치가 있다.

북한은 몇 년 전부터 빚에 몰리거나 월북 가족을 찾겠다는 등의 개인적 동기로 중국을 거쳐 밀입국한 우리 국민을 여럿 추방했다. 그러나 이번 송환결정은 남쪽 어선이 군의 경고사격을 무릅쓰고 월북했다고 북한언론이 보도한 뒤 나온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전 같으면 체제 선전에 이용할 사건을 순리대로 인도적 차원에서 처리한 것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북핵 문제 여파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도 북한이 과거와 달리 분별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다행이다. 북한은 조류독감 발생을 알리고 방역 지원을 요청했고, 고성 산불 진화를 위한 우리 소방 헬기의 비무장지대(DMZ) 북측지역 진입도 허용했다. 모두가 북한에 이로운 일이지만, 정치군사적 사안과 민간 및 인도적 협력을 구분해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에 호응하는 북한의 자세를 평가하는 데 인색할 건 아니다.

오히려 이런 남북협력을 주변정세 악화를 극복하는 디딤돌로 삼는 사회 전체의 지혜가 절실하다. 긴장완화와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는 장애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는 조용히 전략적 대응을 모색하면서 남북협력과 신뢰를 다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아주 예외적이라고 볼 만한 어선 월북을 막지 못한 군을 질책하는 데 매달리기보다는, 큰 틀의 한반도 정세 급변을 먼저 걱정하고 대응 방책을 함께 고민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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