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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석 조부모 상습구타 말리다 중학생딸, 만취 아버지 목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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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석 조부모 상습구타 말리다 중학생딸, 만취 아버지 목졸라

입력
2005.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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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경찰서는 17일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휘둘러 온 아버지를 넥타이로 목졸라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로 이모(14·중3)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16일 오전 3시께 강원 강릉시 모 연립주택에서 함께 사는 아버지(40)가 만취해 들어와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해 대자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술을 마시기만 하면 집에 들어와 가재도구를 때려 부수는 아버지가 너무나 두렵고 무서웠다. 아버지는 방안에 병환으로 누워 있는 할아버지(74)와 할머니(70)를 때리며 "일어나라"며 괴롭히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퍼붓기 시작했다. 이양은 "제발 그만 좀 하라"며 아버지의 옷소매를 붙들고 만류했으나, 아버지는 오히려 딸의 머리채를 잡고 얼굴을 마구 구타했다. 한동안 소란을 피우던 아버지가 제풀에 쓰러지자 이양은 아버지가 움직이지 못하게 양손을 끈으로 묶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계속 소리를 질렀고, 겁에 질린 이양은 112에 도움을 청하는 한편 방바닥에 떨어져 있던 넥타이를 주워 아버지의 목을 묶었다.

경찰은 "이양으로부터 112신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왔으나 이미 아버지는 이양이 묶은 넥타이에 질식해 숨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양은 경찰에서 "아버지가 평소에도 술만 취하면 집 기물을 부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구박하는 등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며 "이날도 평소처럼 심한 난동을 피워 사태가 더욱 커질 것 같은 두려움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강릉=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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