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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촌지 무서워 가정방문 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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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촌지 무서워 가정방문 막나

입력
2005.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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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교사운동이 실시해 온 학생 가정방문 운동에 대해 학교장과 부장급 교사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학교장들은 "결재를 받지 않은 활동은 불법"이라는 이유로 교사들의 자발적 운동을 제지하거나, 결재를 요구하면 "일부 학생 가정만 가는 것은 괜찮지만 전체 가정을 방문하는 것은 안 된다"는 등의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가정방문을 의무화해 모든 교사에게 강요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희망하는 교사가 ‘교사로서의 양심’을 걸고, 교육적 필요에서 하는 가정방문까지 금지해서도 안 된다고 본다. 혹시 촌지 등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 것을 걱정해서 결재하지 않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다. 더구나 그것은 별도 지침을 통해서 가정방문 실시 요령을 밝힌 교육청의 취지에도 역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의무적인 가정방문은 1980년대 중반 이후 각종 폐해로 폐지됐지만 가정방문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며 학생 지도에 필요한 경우는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정방문 운동의 취지는 일진회 등 학교폭력과 가정형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찾아내 제대로 된 교육을 하고자 함에 있다. 학생들 가정을 직접 방문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아 학생 지도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형식적인 행정 장부만으로 아이들의 고민과 문제를 다 알 수는 없다.

학교장의 결재를 받지 않는 가정방문이 불법이라면, 학급 담임으로서 어디까지가 교장 결재 사항이고 어디까지가 재량 사항인지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학급 단합 대회, 조별 일기, 집단 상담, 수업 평가, 일대일 결연 등 교사들의 창의적인 교육활동에 대해서도 일일이 교장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가? 만약 그런 교육활동이 합법이라면 왜 유독 가정방문만 불법인지도 대답해야 한다.

우리는 가정방문을 담임 교사의 상담 활동의 일환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교사의 전문가적 양심과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 학교장의 반대와는 관계없이 소신 있게 가정방문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책임도 우리가 질 것이다. 만일 가정방문을 금지하려면 학교장이 먼저 안 되는 이유와 법적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교육을 살리기 위해 힘겨운 일을 자임하고 나서는데 격려는 못할망정 발목까지 잡아서는 안될 것이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가정방문 운동을 막는 학교장들은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막는 우를 범할 수 있음을 유념하셔야 한다.

송인수 좋은교사운동 상임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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