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에서 교직원들이 매달 돈을 갹출해 점심을 굶는 제자들의 급식비를 지원키로 해 감동을 주고 있다.
울산 북구 염포초등학교(교장 임한준·55)는 최근 교직원 전체회의에서 42명의 교사들이 매월 1만원씩 42만원의 성금을 모아 급식비가 없어 점심을 먹지 못하는 13명의 학생을 돕기로 했다. 이 학교 학생 상당수는 제때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결식아동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학생, 편모 편부 등 결손가정, 맞벌이를 해도 아이들 교육비가 부족한 가정 등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다. 교사들은 "이들에게 밀린 급식비를 차마 독촉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소주 한번 적게 먹고, 노래방 한번 가지 않으면 어려운 제자들을 도울 수 있다"는 임 교장의 제안에 담임 교사 42명 전원이 흔쾌히 응했다.
학교는 독촉장을 보내야 할 장기 급식비 채납학생 30여명 가운데 13명은 교사들이 주머니를 털어 비용을 마련하고, 나머지 20여명에 대해서는 동사무소를 통한 생활보호자 지원, 학교의 자체 감면, 인근 현대자동차 노조의 지원(3명) 등으로 한명도 빠짐없이 해결했다.
임 교장은 "딱한 사정을 뻔히 알면서 독촉장을 보내는 것은 아이들을 두번 울리는 것으로 학교가 할 일이 아니다"면서 "전체 교직원들이 이들의 사정을 이해하고 돕기로 결정해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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