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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재단 지분 0% / 공기업이 자본금 안내고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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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재단 지분 0% / 공기업이 자본금 안내고 사업?

입력
2005.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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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교통진흥재단이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코리아크루드오일(KCO)의 지분이 새로운 의혹으로 등장하고 있다. 알려진 바와 달리 철도재단의 법적 지분이 0%였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문건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 페이퍼 컴퍼니가 사업 주도 = 철도재단이 KCO에 지분이 없었다는 사실은 전대월씨와 재단이 지난해 주식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9월 16일)한 다음날 이 계약에 관여했던 법무법인이 은행에 보낸 문건에서 우선 확인된다.

이 문건에는 ‘전대월, 권광진과 쿡에너지의 주식 95%를 재단이 양수하기로 했다’며 나머지 5%는 허문석씨 소유라고 밝혀져 있다. 이는 당초 35%로 알려진 철도재단 지분이 하나도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전씨는 사채업자로부터 자본금 10억원 전액을 빌려 납입했다가 법인등기를 마친 뒤 곧바로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납입 수법이다.

또 감사원에 의하면 철도재단도 3억5,000만원의 지분을 납입하지 않았다. 결국 KCO는 자본금도 없는 페이퍼 컴퍼니였는데도 철도재단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셈이다.

공기업이 자본금도 납입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미스터리다.

◆ 지분 35%를 둘러싼 미스터리 = 특히 철도재단의 왕영용 본부장은 지난해 8월 17일 KCO를 설립한 때부터 이사로 등재돼 있다. 왕 본부장이 철도재단의 지분이 없는 상태에서 KCO에 관여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왕 본부장과 전씨 사이에 철도재단 지분 35%를 둘러싼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 철도재단 뒤늦게 이사회서 출자 승인 = 그러나 철도재단의 지난해 9월 9일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재단은 KCO 지분의 35%에 해당하는 3억5,000만원의 출자를 승인한다. KCO가 설립된 지 한 달이 지난 후다. 출자가 늦어진 경위와 3억 5,000만원이 실제로 인출됐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 감사원 진짜 몰랐나 = 감사원은 KCO의 지분 관계를 철도재단 35%, 전씨 42%, 권씨 18%, 허씨 5%이고, 재단이 전씨와 권씨의 지분을 120억원에 매수했다고 밝혔다. 물론 감사원이 철도재단의 지분에 따른 자본금 미납을 지적하긴 했지만 지분 관계를 정확히 파악했는지 의문이다.

지금까지는 전씨와 권씨의 KCO지분 60%에 대한 대가로 120억원의 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이를 인지했었다면 정확한 시정 노력이나 진실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은 셈이다.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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