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대 교황을 선출할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18일 오후 4시30분(현지시각) 시작된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하베무스 파팜’(새 교황이 나왔다)이라는 선포와 함께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새 교황을 맞을 준비를 마치고 그를 기다리고 있다. 교황청 추기경단은 16일 12번째 공식회의를 갖고 요한 바오로 2세 시대의 종언을 공식화하고 콘클라베를 위한 최종 점검을 했다. 에두아르도 마르티네즈 교황청 궁내원장은 이 회의에서 요한 바오로 2세의 ‘어부의 반지’를 파기했다. 교황의 옥새로 사용되며 권위를 상징해온 ‘어부의 반지’를 파기함으로써 가톨릭 교회는 26년간 계속된 요한 바오로 2세 시대의 종료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콘클라베는 차질없이 준비되고 있다. 콘클라베 회의장인 시스티나 성당에는 매 투표마다 결과를 외부에 알려주기 위해 연기를 피워올릴 연통이 설치됐고, 추기경들과 외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휴대폰 통화 차단도 이뤄졌다.
교황 선출권이 있는 80세 이하 추기경 115명은 17일 콘클라베 동안 머물 바티칸 내 산타 마르타 호텔로 숙소를 옮겼다.
호아킨 나발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16일 "52개국에서 온 115명 추기경들이 18일 차기 교황을 선출할, 세번째 밀레니엄의 첫번째 콘클라베를 개회한다"고 일정을 공개하고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비밀은 철저히 지켜질 것"이라고 밝혔다.
개회일인 18일 추기경들은 오전 10시 성 베드로 성당에서 특별 미사를 올린 뒤 오후 4시30분 시스티나 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콘클라베 첫 회의를 갖고 한차례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후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매일 오전과 오후 각 두차례씩 투표가 이뤄진다. 추기경들은 투표용지에 선호 후보의 이름을 직접 기입하고 3명의 개표 검사관이 이를 확인한 뒤 투표용지를 태운다.
3분의2(77표) 이상 득표자가 나와 교황 선출에 성공하면 투표용지를 태운 흰 연기와 더불어 타종을 통해 외부에 알리지만 교황 선출에 실패한 경우엔 투표용지에 화학약품을 섞어 검은 연기를 피워올린다.
투표가 30회를 넘기도록 새 교황이 나오지 않으면, 추기경들은 다수결에 의해 최다 득표자 한 사람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지 아니면 최다 득표 2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할지를 결정, 투표 방식을 변경할 계획이다.
1968년 요한 바오로 2세는 3일간 8차례의 투표를 거쳐 선출됐다. 20세기 들어 열린 콘클라베 중 가장 오래 걸린 때는 22년 비오 11세를 선출한 회의로 5일간 14번 투표가 실시됐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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