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짜리 영국 소녀가 유명한 탐험가인 아버지가 세운 북극 도보 여행 기록을 깨는 쾌거를 이뤄냈다.
데이비드 헴플먼-애덤스(48)의 딸 알리시아가 주인공이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젊은이들의 개척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열린 ‘극점 도전 탐사 대회’에서 알리시아는 동료 3명과 함께 캐나다 북동쪽 배핀 섬에서 아유이툭 국립공원까지 241㎞를 10일 만에 주파했다. 이는 아버지의 기록보다 이틀 빠른 결과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알리시아가 최연소 북극 도보 여행 성공으로 생애 두 번째 세계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미 8살 때 세계 최초로 기구를 타고 북극에 간 아버지를 만나러 비행기로 965㎞를 날아 북극에 도착, 최연소 북극점 방문기록을 세운 바 있기 때문이다.
스키를 신고 영하 50도의 살인적인 추위와 강풍을 헤치며 40㎏짜리 썰매를 끌고 가는 고행길이었다. 알리시아는 "그 곳은 건물도 사람도 동물도, 정말 아무 것도 없는 기묘한 곳이었다"며 "문명세계로 돌아와 따뜻한 물로 샤워할 수 있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는 딸의 기록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자기 기록이 깨진 사실에 서운해했다. "솔직히 탐험가로서 자부심에 손상을 입었습니다. 하하~. 딸에게 목표점에 도달하지 못해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패하면 나중에 다시 도전하면 되고 모험은 즐겨야 한다고 말해줬지요. 딸에게 뒤지지 않으려면 이제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할 판이네요. 허허~."
알리시아와 대원들은 여행 도중 위성전화가 얼어버리는 바람에 나흘간 통신이 두절되기도 했다. 헴플먼-애덤스는 "실제로 내가 가 본 코스이기 때문에 얼마나 위험한지 훤히 알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몸무게 40㎏ 좀 넘는 가냘픈 소녀가 느끼는 추위가 어떨지…. 연락이 두절된 4일간 단 한숨도 못 잤습니다. 최악의 모든 상황이 떠올랐으니까요."
하키와 수영으로 체력을 다져온 알리시아는 팀에서 한 명이 중도하차 하는 바람에 기회를 얻었다. 알리시아는 아직 아버지의 경력에 얼마나 도전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커서 미술 관련 일을 하고 싶어한다.
어머니는 남편에 이어 딸까지 아슬아슬한 일에 나서자 이렇게 물었다. "모험이 그렇게 좋으니?" 알리시아가 "정말 멋진 경험이었어요!"라고 답하자 헴플먼-애덤스 부인은 "오! 하나님"하고 탄식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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