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재·보궐선거 후보등록이 15일 오전 9시 시작, 16일 오후 5시에 마감된다. 출마 후보들은 17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29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벌인다. 재·보선은 국회의원 재선거 6곳, 기초단체장 보궐선거 7곳 등 모두 44곳에서 치러진다. 특히 ‘미니 총선’이라고도 불리는 국회의원 재선거 6곳의 결과에 따라 여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여부가 결정되고 정국 흐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여야 지도부는 전력을 다할 태세다.
●경기 성남 중원/최대 격전지…호남표가 관건
경기 성남 중원은 최대 격전지로 평가된다. 우리당 조성준, 한나라당 신상진, 민노당 정형주 후보의 3파전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최근 각 당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조, 신 후보가 1~2위를 번갈아 하고 있으며 정 후보가 뒤를 쫓고 있다. 민주당 김강자 후보도 약진 중이다.
가장 큰 변수는 유권자의 35~40%를 차지하고 있는 호남표의 향배다. 신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가 모두 호남 출신이어서 호남 표가 분산될 경우 신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조 후보측은 그러나 "5%포인트 안팎의 박빙 승부가 되겠지만, 막판엔 호남 유권자들이 당선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측은 호남 표 분산의 틈새와 노년·서민층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정 후보는 노동자와 젊은 층을 투표장으로 이끄는데 전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 후보의 인지도를 앞세워 전통 민주당 지지세력 복원을 노린다.
●경기 포천·연천/우리당-한나라 맞대결 구도
우리당 장명재 후보와 한나라당 고조흥 후보간 맞대결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단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고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다.
이 곳은 북한 접경지역이라는 특성과 함께 수도권 공동화에 대한 지역민의 우려가 당락을 좌우할 핵심변수로 꼽힌다. 지난해 총선에서 우리당 이철우 전 의원의 당선이 이변으로 불릴 만큼 보수성향이 강하고, 행정도시 건설 방침 확정 이후 유권자들 사이에 박탈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당 장 후보측은 ‘힘 있는 여당 후보론’을 앞세우며 수도권 발전대책 수립에 나설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연고가 희박하고, 공천 후유증이 일부 남아 있어 부담이다. 반면 이 곳에서 두 차례 낙선했던 고 후보측은 정권 중간평가와 지역 일꾼론을 주장하며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도의원 출신의 이운구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충남 공주·연기/"신당바람 어디까지…" 관심
신행정도시 예정지인 충남 공주·연기는 우리당 이병령 후보와 중부권 신당계인 무소속 정진석 후보의 맞대결 구도다. 일단 여론조사는 이 후보가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오지만 향후 신당 바람의 강도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후보는 신당 바람 잠재우기와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후보는 "신당은 ‘도로 자민련’ 아니냐는 유권자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 후보의 절반에 못 미치는 인지도가 높아지면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후보는 "심대평 지사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며 이것이 신당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체 조사를 하면 내가 앞선다"며 "심 지사가 본격 지원에 나서고 자민련을 탈당한 류근찬 의원의 지원까지 더해지면 거센 신당 풍이 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물 호감 도와 인지도에서 이 후보 보다 앞서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 충남 아산/與 이명수 후보등록 여부 고비
우리당 이명수 후보가 독주하고 있는 형국이지만, 이 후보가 15일 이중당적 논란에 휩싸이면서 후보등록에 실패해 선거 구도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중앙선관위는 "이 후보가 자민련 탈당확인서를 첨부하지 않아 후보등록을 반려했다"며 "16일 오후까지 탈당확인서를 받아오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당적조회를 통해 이 후보가 자민련을 탈당하지 않은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이중당적으로 후보등록이 무효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16일 긴급 상임중앙위원회를 열어 이 후보의 후보등록이 불가능해질 경우를 대비해 새 후보를 내세우는 것을 포함한 다각적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심대평 충남지사는 자신의 측근이었다가 우리당으로 말을 갈아탄 이 후보를 단단히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민노당은 김영환 후보를, 한나라당은 이진구 후보를 각각 내세웠고, 무소속의 서용석 후보도 나섰다.
● 경남 김해 갑/ 한나라 다소 우세…盧風이 변수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으로 우리당 이정욱, 한나라당 김정권, 무소속 권지관 후보의 3파전이 예상된다. ‘노풍(盧風)’의 강도가 관건이다. 17대 총선에서 갑과 을 두 곳 모두 우리당이 이겼다. 초반 판세는 김 후보가 앞서고 있는 양상이다. 이 후보 측은 "늦게 선거에 뛰어들어 인지도가 낮은데다 권 후보가 우리당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으로 출마해 여권 조직에 혼선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최근 대통령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곧 역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후보 측은 "김해 갑에서만 도 의원에 세 차례 당선될 만큼 탄탄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어 승리는 따 논 당상"이라고 단언한다. 지난 총선 패배는 탄핵 역풍 때문이었고, 구속된 김영일 전 의원에 대한 동정론이 높은 것도 유리한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권 후보는 밑바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 경북 영천/ 한 텃밭 불구 우리당 약진 ‘긴장’
우리당 정동윤,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가 양파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이지만 여론 조사에서 우리당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한나라당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대구·경북(TK)에서 여당이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지가 관심사. 우리당 정동윤 후보측은 "12, 13대 의원을 지내 인지도가 높고, 지역경제 부흥에 앞장 서겠다는 다짐이 유지들에게 먹혀 들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한나라당은 "인지도가 낮아 초반엔 크게 뒤졌지만, 젊은 경제전문가로서의 이름이 알려지며 열세를 만회했다"고 반박한다. 공천잡음이 부담이지만, 박 대표의 방문이 판세를 역전시킬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측의 기대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