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기우뚱하면서 사고를 직감했고, 순간 본능적으로 학생을 끌어안았을 뿐인데.."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교사들이 온몸을 던져 몸이 불편한 제자들을 구한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2일 오후 2시30분께 전남 함평군 함평읍 진양리 함평영화학교 진입로에서 정신지체 장애학생 22명과 교직원 24명이 탄 통학버스가 10여c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사고 버스는 이날 오전 9시 학교를 떠나 목포 자연사박물관 현장학습을 마치고 돌아오다 교실 앞 10c를 앞두고 가파른 언덕길에서 뒤로 밀리면서 언덕 아래로 구르기 시작했다. 한 차례 충격 후 자신의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지만 교사들은 헌신적인 구조작업을 벌여 제자들의 피해를 줄이는데 최선을 다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2명의 학생 중 중상자 3명을 제외한 19명이 타박상 등 비교적 경상을 입었지만 박상래(43) 교사 등 24명 교직원은 심한 부상을 입어 주변 13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학생들의 피해가 적었던 것은 사고 버스에 학생과 교사들이 거의 1대 1로 앉아 있었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사고 순간 버스에는 학생과 교사들이 각 22명 24명이 있었다. 학생 1명에 교사 1명씩 배치돼 나란히 옆 자리에 앉아 있어 사고 순간 제자들을 안아 보호할 수 있었다. 박 교사는 "버스가 2~3초간 후진해 사고를 직감해 제자의 얼굴을 감싸고 의자 밑으로 엎드렸다"며 "어떤 교사든 같은 상황이면 이처럼 했을 것"이라고 사고 순간을 회상했다.
함평=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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