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가의 법칙/정명수 지음
세계 경제의 심장이라는 뉴욕 월스트리트 현장을 직접 취재하는 기자가 월가가 움직이는 방식과 그 속의 사람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월가 ‘선수’들의 아이디어와 집념, 그 산물인 선진금융기술, 실패와 좌절도 많지만 그것을 딛고 마천루처럼 높은 자리에 올라서는 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들의 사례는 물론 뉴욕증권거래소 증권거래위원회의 운영 방식도 살펴볼 수 있다. 월가에서는 ‘골프’와 ‘음악’으로 접대한다는 등 뒷이야기도 재미있다. 저자는 월가의 충격파가 환율로, 금리로, 주가로 옷을 바꿔 입으며 시도 때도 없이 여의도로 밀려들기 때문에 최소한 무방비로 당하는 것만은 피하기 위해서라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용오름 1만2,000원.
■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클라우디아 슈라이버 지음
사랑하는 돼지를 도살해 소시지 만드는 것이 업인 여자 엠마의 웃기는 비극을 다룬 소설. 경매 처분될 처지에 놓인 농장을 홀로 운영하던 엠마는 어느날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멕시코에 가려고 친구 돈을 훔쳐 달아나다 교통사고를 당한 막스를 구해준다. 익숙한 솜씨로 돼지 목에 칼을 찔러 목숨을 거둬들이고, 창자를 끄집어내 살과 뼈를 바르는 엠마를 바라보며 사랑에 빠지는 막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막스의 목숨을 거둔 엠마는 “그 어떤 인간도 돼지보다 불행하게 죽어서는 안 된다”고 독백한다. 재담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작가는 독일 문학 특유의 엄숙함을 여지없이 배반했다. 임정희 옮김. 베텔스만 8,800원.
■ TV다큐멘터리 세상을 말하다/장해랑 등 지음
장해랑 이장종 오진산 황용호씨 등 KBS PD 4명이 알기 쉽게 풀어 쓴 TV다큐멘터리의 제작 이론과 실제. 책은 다큐멘터리 위기론의 실체, 연출 혹은 재연의 허용범위 등을 주제로 한 저자들의 방담으로 시작한다. 이들은 다큐멘터리의 힘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며, 변혁을 꿈꾸는 치열한 문제의식과 끊임없는 실험정신을 회복할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2~4부에서는 기획, 촬영, 편집 등 다큐멘터리 제작 단계별로 고려해야 할 사안과 시사 자연 역사 휴먼 등 장르별 실제 제작 노하우를 친절하게 소개한다. 저자들이 20여년 현장을 뛰며 쌓은 경험과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어 현직 PD는 물론, PD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훌륭한 교과서가 될만하다. 샘터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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