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주미 대사가 수도권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가족 명의로 위장전입을 한 사례가 있음을 시인했다. ★관련기사 2·3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15일자 관보를 통해 신규등록자와 변동신고자 등 15명의 재산상황을 공개하면서 홍 대사의 재산등록 액수가 2월15일 기준으로 730억4,250만원이라고 발표했다.
홍 대사는 재산공개에 앞서 14일(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중 일부 부동산 등에서 위장전입 사례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홍 대사는 "1972~83년 미국에서 생활한 후 귀국하기 전 선친이 나와 가족 명의로 매입한 경기 이천시 율면 월포리 땅 4만5,302평 가운데 30%가 농지인데 이것이 ‘전입 케이스’(위장전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홍 대사는 또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리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별장 땅에 대해 "뒤늦게 3만평 중 길이 나 있는 2,084평의 지목이 농지로 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고심 끝에 (임야나 택지인) 2만8,000여평만 내 이름으로 사고 문제의 농지는 어머니 주소를 옮긴 뒤 샀다"며 "구입 후 농장으로 많이 복원했으며 어머니가 앞으로 거기서 상당기간 살 예정"이라고 말해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했다.
한편 홍 대사의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본인 463억3,963만원, 부인 82억4,251만원, 장남(28) 47억3,492만원, 차남(20) 72억6,375만원, 장녀(25) 64억6,166만원 등이며 어머니의 재산 내역은 고지를 거부했다. 2월 신고 때 홍 대사의 동생인 홍석조 광주고검장이 274억7,200만원을 신고해 1위에 올랐으나 홍 대사가 730억원을 고지함에 따라 홍 대사가 새로 1위가 됐다.
참여연대는 15일 논평을 내고 "홍 대사는 가족 대부분이 위장전입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으므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도 성명을 내고 사퇴를 촉구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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