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판타롱스타킹은 ‘아줌마 패션’의 대명사였다. 워낙은 바지차림에 신는 무릎길이 스타킹을 통칭하는 것이었으나 중년여성들이 치마를 입을 때 팬티스타킹의 조임이 싫어서 대신 신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길이가 짧은 만큼 치마단 아래로 스타킹 밴드가 슬쩍 엿보이기 마련이어서 ‘눈꼴 사납다’ 소리를 단골로 들었다. 하기야, 치마엔 으레 스타킹을 신어야 점잖은 것으로 생각되던 시절 이야기다.
스타킹 보다 맨 다리가 훨씬 멋스럽다고 외치는 시대, 사양길을 헤매던 판타롱스타킹이 기사회생해 어엿한 유행상품으로 우뚝 섰다. 화사하고 발랄한 소녀풍 패션이 강세를 띠면서 무릎길이 스타킹이 숙녀를 소녀로 바꿔주는 대표아이템으로 주목받고있다.
비비안 디자인실 우연실 실장은 "판타롱스타킹은 젊고 경쾌한 이미지를 살리는 데 딱 좋다"면서 "올해는 걸리쉬룩 바람을 타고 다소 두껍고 불투명한 니삭스(knee shocks)뿐 아니라 피부가 비치는 투명스타일, 꽃과 하트 물방울 무늬 등이 담긴 화사한 색상의 판타롱스타킹이 대거 등장했다"고 말했다.
비비안은 반짝이는 은박으로 작은 도트무늬를 내거나 밴드 부위에 나비나 꽃무늬를 수놓은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7,000~1만2,000원선. 오로블루는 과감한 하늘색 스타킹 무릎 아래쪽에 커다란 꽃무늬를 넣거나 아이보리 색상에 짙은 갈색 식물 넝쿨이 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대담한 문양의 상품을 1만8,000~2만2,000원에 내놨다. 군제는 검정색 판타롱타이츠 무릎선에 은사로 리본을 짜넣어 종아리를 리본으로 묶은 듯한 귀여운 제품을 2만원대에 출시했다.
올해 판타롱스타킹은 여학생 스타일 보다는 다소 펑키하게 소화하는 것이 포인트다. 얇고 투명하면서 화사한 색상을 골라 짧은 치마나 크롭트팬츠(단을 접어올려 7부 정도 길이로 만든 바지)와 함께 연출하면 멋스럽다. 비비안 우연실 실장은 "판타롱스타킹에는 가능한 발목끈이 없고 발등이 많이 드러나는 구두를 신어야 다리가 길고 날씬해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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