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거래의 매력은 미래의 가격 변동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을 현재시점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선물거래는 오래 전인 17세기부터 시작됐다.
1660년경 일본 오사카에서는 가을에 수확 예정인 쌀을 대상으로 물표(증서)가 발행돼 거래(선물거래)가 이뤄졌다. 1630년경 네덜란드에서는 튤립의 작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커지자 튤립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거래(옵션거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회원제도와 중앙집중결제 등을 적용한 근대적인 선물거래는 미국 시카고 상인들이 곡물 가격의 급등락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1848년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를 설립한 이후 본격화했다. 이후 1874년 시카고 상업거래소(CME)가 설립됐고, CME와 CBOT 주도로 1972년 금융자산 대상의 선물상품이 개발되면서 미국의 선물시장이 급성장했다.
미국에서 금융선물이 크게 성공하자 1980년대에 영국을 비롯한 싱가포르 프랑스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선물시장 개설 붐이 일어 시카고의 거래방식을 앞 다퉈 도입했다. 1990년에 뒤늦게 출발한 독일은 거래체결 및 청산결제 일체를 전산화한 거래방식을 도입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독일선물거래소는 스위스거래소와 합병해 EUREX로 개명했으며, 2000년 이후 거래규모에서 시카고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선물거래소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1996년 KOSPI200선물시장이 개설되면서 선물거래가 시작됐으며, 현재 총 13개의 선물·옵션상품이 상장돼 있다. KOSPI200옵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선물시장은 2001년 이후 거래량 기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KOSPI200옵션에 거래가 편중돼 있고 가격이 저렴한 외가격옵션의 거래가 많은 점, 제도나 시스템의 국제적 영향력이 낮은 점 등은 우리가 진정한 1등이 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이다.
임창수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선물시장본부 지원총괄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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