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정책 너무 혼란스러워 전문가들 지혜 책에 담았죠"
"한국의 변화속도가 사회 전반에 걸쳐서 너무 빠릅니다. 보건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구증가가 심각해 가족계획을 시작한 지 겨우 한 세대가 지났는데, 최근에는 출산율이 세계에서 제일 낮아졌다고 고민하고 있지요." 너무 급격하게 변화하는 한국사회, 그리고 보건의료계…. 유승흠 연세대보건대학원 원장 겸 한국의학원 이사장이 동료, 후배 학자들과 함께 ‘한국 의료발전을 위한 보건의료 아젠다’(한국의학원 발행)를 펴냈다. 현재의 한국보건의료 이슈를 정리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요즘 한국의 보건의료정책은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의료계 정부 시민연대는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정부 내에서도 경제부처와 보건복지부의 의견이 갈리지요. 전문가 의견은 기득권 세력이라 무시되고, 과거의 경험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외면당할 때가 많습니다." 35년간 보건정책과 관리분야에서 공부해 온 그는 이런 사회일수록 전문가 풀(pool)이 형성돼 각 문제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현명하게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선 최근 화두인 공공보건의료, 저출산, 의료시장개방, 고령화 등 사회적 이슈를 유승흠 교수를 비롯, 김창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이윤환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박은철 국립암센터 책임연구원 등이 정리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병원의 미래지향적 역할, 장기요양체계, 분만과 낙태, 인간 복제, 의료기관의 경영, 건강보험, 의사인력의 관리정책 등 우리사회기 당면한 건강 이슈를 망라해 전문가는 물론 비전문가들도 한국에서 현재 진행중인 보건과 복지이슈가 무엇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을 발행한 한국의학원은 대한의사협회가 6년 전 출연해 만든 재단법인이다. 의학학술활동을 지원하고 국민들에게 좋은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등 국민 건강향상을 도모하는 공익법인으로 1999년부터 매년 2~3권씩 책을 펴내고 있다. 이번 책은 14번째 총서.
‘한국보건의료문제, 진단과 처방’ ‘의학의 갈래와 선택’ ‘편안한 임종-호스피스안내’ ‘의학자 114인이 내다보는 의학의 미래’등이 그동안 출간된 책들이다. 특히 ‘의학의 갈래와 선택’은 의사가 되는 길과 의사의 한평생을 정리하고 의학의 전문분야와 미래의 의학을 소개, 의학을 전공하려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42명의 의사가 지침을 제공한 책으로서 화제를 모았다. 완화의료학회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펴낸 ‘편안한 임종-호스피스 안내’도 좀더 호스피스에 대한 깊은 지식과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했다.
유 교수는 "의학원 총서는 보건의료정책 입안자들을 위해 쓰는 책이 아니다"면서 "고등학교를 마친 건전한 상식인이 타깃 독자층"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문용어는 가능한 한 쉽게 풀어썼다.
"의학원 총서는 공익차원에서 국민에게 꼭 필요한 건강과 의료에 대한 정보를 전하고자 하므로, 내용과 필진을 엄선하지요." "경험과 경륜이 깊은 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전문가 의견이 존중받고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송영주 의학전문 대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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