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천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서구화된 주거환경과 자동차 수의 증가 등으로 공기오염이 심해지면서 초등학교 및 중고교 학생들 가운데 20%가 천식으로 고생하고 있다. 반면 천식을 ‘감기처럼 가벼운 병’ ‘치료가 불가능한 병’이라는 식으로 일반인의 인식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와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본부는 18~24일을 ‘어린이 천식주간’으로 선포하고 ‘어린이 천식환자 돌보기 10계명’을 마련했다. 이들 단체는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세계 천식의 날 기념 거북이마라톤대회와 천식체험행사, 아기공룡 둘리 및 이왕표 프로레슬러와 사진 찍기 등의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주최측은 이번 행사에서 간접 흡연의 해로움을 알리기 위해 담배를 지참한 사람은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 어린이 5명 중 1명 천식 앓아
환경 오염 등의 영향으로 0~4살의 어린이 5명 가운데 1명은 천식을 앓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19일 발표한 ‘환경성 질환 전국 실태 조사보고서’를 보면, 2003년 한해 천식을 앓은 0~4살 어린이는 모두 67만4,000명으로 이 연령대 어린이의 23%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체 천식 환자 201만명의 31.5%가 0~4살의 어린이였다.
지난 1980년대까지만 해도 3~4%에 불과하던 어린이 천식 유병률이 최근에는 6~7세의 경우 13.3%, 13~14세는 7.7%로 크게 높아졌다.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손명현 교수는 "어린이 천식을 방치하면 집중력과 학습 능력을 떨어뜨리고 아이의 사회성 형성에도 제약과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황사와 꽃가루가 본격적으로 날리기 시작하는 요즘, 천식을 앓는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 부모가 할 일
불행히도 천식은 완치가 어렵다. 하지만 적절한 예방과 증상 관리만 꾸준히 해준다면 정상 아이들처럼 생활할 수 있다.
우선 아이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요즘같은 봄철에 기승을 부리는 꽃가루가 원인이라면 꽂가루가 심하게 날리는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 외출시 모자와 마스크를 꼭 착용토록 해야 한다.
부모의 흡연은 금물.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이상일 교수는 "흡연은 자녀가 천식에 걸리기 더 쉽게 만들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간접 흡연도 천식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때로는 자녀의 폐에 영구적으로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천식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실내는 물론 차에서도 절대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
천식에 대한 자녀 교육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없을 때를 대비, 약물을 혼자 흡입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 유치원이나 학교 선생님에게 자녀가 천식 환자임을 알려 체육시간 등에 특별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 어린이 천식환자 돌보기 10계명
1 영아 때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어린이는 천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기 진단·관리한다.
2 자녀의 천식 행동 계획을 글로 작성해 둔다. 자녀가 규칙적으로 투여하는 약물, 천식 발작 중 대처 요령, 응급 상황 시 연락할 부모와 담당의사의 연락처를 포함한 천식행동 계획을 글로 써 놓는다.
3 유치원이나 학교 선생님에게 자녀가 천식 환자임을 미리 알려준다.
4 실내를 항상 적절한 온도와 습도로 유지하고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한다.
5 천식환자 부모는 반드시 금연한다. 흡연은 각종 알레르기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천식 유병률이 30%나 높다.
6 실내에 동물을 기르지 않는다.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 침, 배설물은 기관지천식이나 각종 알레르기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고 천식을 악화시킨다.
7 황사나 꽃가루가 날리는 철에는 마스크를 한다. 봄철 황사나 꽃가루는 천식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봄에는 마스크를 하고 외출한다.
8 감기 등의 바이러스 감염은 천식 발작의 주요 원인일 뿐만 아니라 천식 증상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천식 환자는 독감 예방 주사를 맞는 게 좋다. 감기약 복용시에도 천식약을 계속 흡입해야 한다.
9 운동 전에 준비운동하고 필요시 기관지 확장제를 흡입한다. 천식 관리를 소홀히 한 상태에서 운동하면 천식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10 정확한 진단으로 꾸준히 치료한다. 천식은 증상이 없어도 기관지 내에서 지속적인 알레르기성 염증 반응이 일어나므로 증상이 없어도 꾸준히 치료 받아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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