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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호평 KBS 다큐 '도자기'/ 저작권 해결못해 수출길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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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호평 KBS 다큐 '도자기'/ 저작권 해결못해 수출길 막혀

입력
200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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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제작비 12억 5,000만원을 들여 도자기를 문명의 발전사를 관통하는 코드로 재해석해 낸 KBS 명품 다큐멘터리 ‘도자기’가 인터넷에서 사라졌다. 인터넷 VOD 서비스만 중단된 게 아니라 비디오와 DVD 발매는 물론 수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다큐멘터리로는 처음으로 방영 전부터 해외 판매를 위한 마케팅에 나섰던 ‘도자기’의 이런 현실을 두고 ‘도자기가 항아리 됐다’는 비아냥이 KBS 내부에서도 흘러나온다.

2004년 11월7일 첫 방영된 ‘도자기’는 한국 다큐멘터리의 전범을 제시한 수작으로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서울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에서도 각국의 바이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3월에는 방송위원회 대상을 받았고 14일에는 세계 3대 TV상 중의 하나인 반프 TV 페스티벌의 최종경쟁부문 진출작에 선정됐다.

이렇듯 드라마에 이어 한국 다큐멘터리의 수출붐을 일으킬 기대주로 주목받던 ‘도자기’의 발목을 잡은 것은 저작권이다. 제작진은 만리장성이나 자금성, 진시황릉 등 중국 당국이 허가를 내주지 않거나, 막대한 촬영비를 요구하는 장면 25분 분량을 NHK 영상자료로 대체했다. 그런데 2004년 말 NHK측이 지상파 방송 외에 전송권에 대해서는 별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자기’의 인터넷 서비스 중단을 요청했다.

이뿐이 아니다. NHK 영상자료 중 NHK가 저작권을 소유하지 않은 중국유물, 유적에 대해서는 대만 고궁박물관, 중국 문물국 등과 KBS가 직접 협상으로 저작권을 구매해야 한다. 또 40여 곳에 달하는 유럽, 중동 등의 박물관으로부터도 저작권을 확보해야만 한다. 그러나 KBS 글로벌전략팀은 단 한건의 협상도 마무리하지 못했고, 급기야 제작진인 기획다큐팀이 직접 협상에 나선 상황이다.

이 같은 시행착오는 KBS가 ‘생로병사의 비밀’ 외에는 다큐멘터리를 수출한 경험이 없는 가운데서 나왔다. 해외 판매용 다큐멘터리 제작은 기획 단계부터 저작권 확보를 전담하는 인력이 참여하고 이에 대한 별도의 예산이 배정되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기획다큐팀 조대현 팀장은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문제 장면을 삭제해서라도 ‘도자기’의 해외판매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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