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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인터넷 미디어의‘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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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인터넷 미디어의‘마이웨이’

입력
200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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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한국사회에서 일상화되면서 인터넷 공간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들을 논하는 담론들과 변화를 모색하려는‘열정들’이 넘쳐나는 실험장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신문과 정치웹진들은 여론과 정보의 순환을 촉진시키고, 저렴한 비용으로 쌍방향적 의사소통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사회적 행위자와 집단들이 참여할 수 있는 미시적인 담론장의 가능성을 실현하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해 특정사안과 아젠다에 관한 견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거나, 공적인 문제들에 관한 정보와 의견을 게시하고, 회람시키는 행위가 늘어남에 따라 사이버 공간에 심도 있는 해석과 감성적 표현을 강조하는 ‘표출적인 저널리즘’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의 종이신문들과 인지도와 영향력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위상을 확보한 시민기자 중심의 오마이뉴스나 기존의 언론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기자들이 주축으로 참여한 프레시안 그리고 대표적인 정치전문 사이트로서 개혁담론의 주요 생산지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확고한 서포터 사이트로 기능하는 서프라이즈와 같은 정치웹진은 인터넷 공간상의 여론과 정치담론의 주요한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 동시에 2002년 대선기간을 통해서 주류 신문들과 일정한 대립각을 형성하는 ‘진보적인’ 성향의 정치웹진과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인터넷 미디어의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면, 2004년 봄의 총선과 탄핵사태를 중심으로 보수진영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인터넷 신문과 정치웹진들 역시 출현하기 시작함으로써 현재 인터넷 미디어 지형에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네티즌과 시민들의 개혁과 변화에의 열망을 매개하고 촉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와서 인터넷 미디어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개혁에의 발언대와 공감대로 기능하기보다는, 예단된 ‘노선주의’를 추수하는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현재의 인터넷 미디어지형의 부정적인 단면을 축약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단어들은 과도한 당파성과 피아를 절대적으로 구분하는 진영 멘털리티와 편가르기 그리고 대화성의 축소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미디어는 탄핵과 총선 정국과 같은 첨예한 정치사회적인 국면에서 많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의사와 공분을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의 역할을 여실히 수행하지만, 때로는 특정정파나 정당에 무조건적으로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지지자와 비판자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에 함몰되어 지나친 방어논리와 정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오프라인의 보수신문들이 인터넷 미디어와 비교할 때 더 균형적이거나 합리적인 스탠스를 잡아왔거나, 도덕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결코 말할 수는 없다. 시장에서의 독과점적 위치와 유사권력으로서의 자신의 역할과 리더십을 공고화하려는 보수신문들 역시 자신들과 관련된 이해관계를 초월한 정론지나 ‘비판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제는 인터넷 매체가 상대진영의 이념적 경직성이나 정치성만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사회적인 역할과 전파력에 대해서 반성과 자정작용을 수행하는 것을 미룰 수 없다는 점이다. 과연 인터넷 논객들과 네티즌들은 정치와 사회담론의 해석자이자 매개자로서 공공영역에서 전개되는 이슈파이팅과 논쟁을 재현하고 견인하는데 있어서 현재 기준이 되다시피 한 당파성의 정치한 운영을 위한 자기반성성과 균형성을 발휘해왔는가? 인터넷 미디어가 받기 시작한 사회적인 인지도와 상징권력으로서의 역할, 그리고 파급력을 고려한다면, 사회정치적으로 중요한 사안과 논쟁들을 다룰 때, 인터넷 미디어는 공공적인 담론의 장을 실체화하기 위한 보다 성찰적인 노력과 개선책을 구체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기형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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