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성당과 사찰들이 활짝 문을 연다. 천주교의 상징 명동성당이 5월 한달간 문화축제를 벌이고, 불교의 대표 수행도량 해인사가 첫 음악법회를 갖는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연다.
명동성당이 가정의 달이자 성모 성월인 5월 한달동안 갖는 ‘2005 명동성당 문화축제’는 신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축제의 장이다. 여러 행사 중에서 세계적 첼리스트 양성원의 바흐 무반주 첼로의 밤(5월 13, 20일 오후8시)과 국제바흐음악제의 피날레 행사로 열리는 일본연주단체 ‘콜레기움 무지쿰 재팬’의 바흐의 종교칸타타 연주회(30일 오후8시)가 눈길을 끈다. 바흐의 종교칸타타는 국내 최초로 바흐 시대의 악기와 방식을 완벽하게 갖추어 이루어지는 연주이며, 가장 완벽한 성당음악을 볼 수 있는 기회라 음악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시와 영상, 음악이 어우러지는 ‘이해인 수녀의 시와 함께’(28일 오후 7시), ‘노영심의 이야기 피아노 IN 명동’ (17일 예정), 가톨릭어린이합창제(5일 오후 6시), 돔스콜라 정기연주회(16일 오후7시30분) 등이 준비돼 있다.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대주교의 특강도 마련된다. 명동성당은 이와 함께 이 달 11일부터 6월27일까지 매주 월요일 낮 12시30분부터 30분간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들려주는 한낮음악회를 진행한다.
천년 고찰 해인사가 석가탄신일(5월15일)을 앞두고 5월7일 갖는 ‘음악법회-화엄만다라’는 당대의 선지식 성철 스님이 주석해 수행 가풍이 엄격한 이 사찰에서 처음 열리는 행사다. 단순한 사찰음악회가 아니라 음악으로 드리는 예불 형식을 취하고 있다. 화엄만다라는 불교의 화엄사상을 바탕으로 한국 일본 중국 인도의 대표적 불교음악가와 스님, 신자들이 참여하는 협연이다. 법고와 범종, 목어, 운판 연주로 법회가 시작되면 방장스님, 또는 수좌스님의 법문에 이어 임동창이 만든 창작곡 ‘화엄만다라’가 연주된다. 스님들의 큰 좌종(坐鐘) 소리와 사물놀이패 진쇠의 공연, 신도들의 작은 좌종 소리가 연주되는 가운데 인도의 반수리(대나무 플루트), 중국의 비파, 일본의 타악, 한국의 피아노가 어우러진다. 이어 변진심의 시조창, 이생강의 즉흥 시나위, 전인삼의 흥보가, 전남대 판소리합창단의 합창 등이 계속된다. 해인사는 음악법회와 함께 7, 8일 이틀 동안 템플스테이 행사도 갖는다.
오대산 월정사는 이 달 23일 제1회 월정사 주지기 평창군 축구대회를 갖는다. 본 경기보다는 시범경기로 열리는 월정사 스님들과 평창군 목사들의 경기가 종교간 벽을 넘는 행사로 눈길을 끈다. 이 밖에도 양산 통도사가 5월10일 부처님오신날 기념 ‘KBS 열린음악회’를, 서울 봉은사가 5월15일 ‘나눔으로 하나되는 작은음악회’를 여는 등 많은 사찰들이 법음(法音)을 들려준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