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아이와 함께 나서는 주말 나들이, 부모 욕심은 끝이 없다. 멋진 풍경속으로 떠나볼까, 품격 높은 공연이나 미술 전시를 보여줄까. 아이들과 공예 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 모든걸 한번에 가능한 곳이 있다면 좋을텐데…. 복합 문화공간인 바탕골예술관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극장과 미술관을 갖추고 도자기 한지 판화 비누 금속작업 체험실과 펜션으로 이뤄진 가족문화리조트이다. 서울에서 1~2시간 거리의 경기 양평에 있어 오가기에 부담스럽지도 않다. 저렴한 식당에다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쾌적한 펜션까지 갖췄으니 주말을 책임져줄 ‘나들이 만물상’ 이 따로 없다.
◆ 도자기를 빚을까, 비누를 만들어볼까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것은 각종 체험교실. 정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도자기공방과 공예스튜디오 2개 건물을 만난다.
봄볕이 스며드는 도자기공방안은 온통 누런색이다. 넓은 테이블을 덮고 있는 흙덩이들 때문이다. 아이들은 예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흙반죽을 주물럭 거리고, 부모들은 그 모습이 신기하고 대견해 사진 찍느라 바쁘다. 젊은 연인의 모습도 눈에 띈다. 흙판에 손도장을 찍어 지금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다. ‘손도장 아래 어떤 메시지를 남길까’ 고민하며 주고받는 연인의 눈길이 정겹다.
도자기공방에서는 손도장 찍기, 물레, 판작업, 머그컵 만들기, 찻잔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자신만의 작품을 빚어 놓으면 한달 정도 후에 가마에서 구워진 완성품이 집으로 배달된다. 작업비는 프로그램 당 1만~3만원. 할인쿠폰 사용시 10% 이상 할인된다. 넓은 창문으로 봄풍경을 그대로 품은 공예스튜디오 안은 부산하다. 티셔츠를 염색하고, 자기만의 비누를 만들고, 은으로 메달이나 반지를 만드느라 다들 여념이 없다. 비누에 첨가한 향내가 은은히 퍼지고 줄톱으로 은판을 가는 ‘끌끌끌’ 쇳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섬유염색작업에는 일반염색 티셔츠, 반짝이 티셔츠, 가방염색 등이 있다. 작업비는 재료에 따라 1만1,000~1만 5,000원. 판화로 티셔츠나 가방에 찍는 판화작업은 1만5,000원.
나만의 비누만들기는 비누 속에 글을 담는 편지비누, 다양한 색을 넣는 색색비누, 장난감을 안에 넣는 토이비누와 몸에 좋은 허브·한방비누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허브·한방비누만 3만원이고 나머지는 1만원.
금속작업으로 내 손으로 만드는 메달, 반지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메달은 1만3,000원, 반지는 1만5,000원. 손끝이 야무져야 하는 작업이기에 초등학교 5학년 이상부터 가능하다. 이밖에 목공예 연필꽂이 만들기, 한지공예 등이 있다.
◆ 군고구마 먹고 산길을 걸어요
아이들과 창작혼을 불태웠다면 예술관 야외를 둘러보자. 예술관의 정상에 해당되는 극장건물 앞은 재미난 광장이다. 예쁘게 사진 찍을 수 있는 동화 속 공주, 왕자님 모형이 늘어서 있고 지붕이 있는 테이블이 둥글게 이어져 그늘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다. 바로 옆에선 장작 군고구마를 굽는다. 풍경소리 들으며 야외에서 군고구마 먹는 맛이 일품이다. 한 봉지에 2,000원.
조그만 동물원도 갖췄다. 우리 안에는 잘생긴 견종 ‘골든 리트리버’와 거위, 닭이 들어앉아 손님을 맞는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유아들이 멀뚱히 선채 동물과 대화를 나눈다. 시소와 그네도 아이들과 기념 사진 남기기에 좋다.
산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산책로는 한적해서 연인들이 자주 찾는다. 비탈의 중간 중간에 놓여진 벤치위, 어깨를 기댄 아베크족이 마냥 즐거운 얼굴이다.
공예스튜디오 바로 위는 식당인 ‘외갓집밥상’. 알밥정식와 사골국밥(5,000원), 돈가스(4,500원), 라면(2,500원) 등을 판매한다. 깔끔한 인테리어가 식욕을 돋운다.
극장에서 매 주말 공연되는 각종 공연이나, 미술관의 전시회를 구경을 마쳤다면 ‘전망좋은 찻집’을 강력히 추천한다. 남한강이 굽이치는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놓치기 아깝다. 커피, 녹차 등이 한잔에 1,000원씩. 바탕골에서의 하루를 마감하기에 제격이다. www.batangol.co.kr (031)774-0745
양평=글·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바탕골예술관에 가려면 올림픽대로를 타고 내처 동으로 달려라. 미사리를 지나면 이 길은 팔당대교-팔당댐을 잇는 새 길과 이어지고 광주 방향 45번 국도와 만난다. 팔당호를 끼고 내려오다 도마삼거리에서 좌회전해 88번 지방도를 타고 퇴촌을 지나 양평 방면으로 9km 가량 향하면 바탕골예술관을 만난다. ●바탕골예술관 입장료는 3,000원. 각종 체험활동을 사전 예약하면 입장료를 포함한 작업비를 5,000원 가량 할인받을 수 있다. 바탕골예술관에서 5분거리에 떨어져 있는 바탕골 펜션 '봄네동산'은 5평형, 21평형, 38평형 등 다양한 평형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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