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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채용박람회 "엉터리" 비난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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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채용박람회 "엉터리" 비난 빗발

입력
200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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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국내 처음으로 개최한 외국기업 전문인력 채용박람회가 준비 소홀로 ‘속 빈 강정’으로 전락, 구직자들을 우롱한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서울시는 한국외국기업협회, 취업포털 잡코리아 등과 함께 21~22일 코엑스에서 ‘2005 외국기업 전문인력 채용박람회’를 열기로 하고, 14일부터 온라인 채용박람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인터넷 사이트(www. hiseouljob.com) 개설부터 지연된 데다, 막상 박람회에 나온 일자리도 외국기업 전문인력과는 거리가 먼 일용직·영업직이 대부분이어서 구직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서울시는 당초 박람회를 주최하면서 국내 진출한 대표적 외국기업 200여 곳이 참가, 구직자와 온라인으로 연결해 맞춤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 예산 3억원도 지원했다. 하지만 정작 온라인에 공개된 참여 기업과 일자리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주최 측이 참여기업으로 내세웠던 한국IBM, 델컴퓨터 등 유명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직종도 거의 대부분이 단순 서비스직 혹은 영업직이어서 대졸 구직자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다. 몇몇 유명기업이 포함돼 있었지만 직종은 택배나 배송 등 단순업무였고, 아예 자격조건에서 4년제 대졸자를 제외하기도 했다.

‘첨단·유망산업 채용관’ 코너에 소개된 일자리는 학습지 가정방문 지도교사나 화장품 판매원 등이 차지했고, 자격조건도 대부분 고졸 여사원이었다. 심지어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에서 일할 웨이터, 웨이트리스도 올라 있어 ‘외국기업 전문인력’을 뽑겠다는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박람회 인터넷 사이트도 이날 낮 12시에야 개설됐고, 그나마 ‘화상 면접관’ 등은 아예 작동되지 않았다. 한국IBM 인사담당자는 "박람회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채용 계획이 없어 거부했다"며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여러가지 제약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구직자 이모(30)씨는 "서울시가 주최하는 외국기업 채용박람회라고 해서 큰 기대를 걸었는데 기존 취업사이트에 나와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껴 놓은 걸 보고 농락당한 느낌이었다"며 "두 달 동안이나 준비했다는 박람회가 겨우 이 정도라면 21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린다는 오프라인 박람회의 수준과 규모도 뻔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구직자 정모(29)씨는 "베트남 쌀국수집 종업원이 외국기업 전문인력이라면 중국음식점이나 일식집 종업원도 마찬가지냐"고 반문하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건기 서울시 고용대책과장은 "이번에 참여한 기업들은 한국외국기업협회가 추천한 회사들"이라며 "처음에는 전문인력을 위주로 뽑으려고 했으나 업종과 관계없이 그 분야 전문가를 선발하는 것으로 영역을 넓히다 보니 다양한 직종이 포함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사이트 개설이 지연된 데 대해서는 "기업들로부터 자료가 늦게 도착했다"며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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