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자산운용업계에서 특정 회사로만 자금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증시가 상승하면서 지난해말 8조5,380억원이던 주식형 펀드 수탁액이 이달 12일 10조7,070억원으로 4개월 만에 2조1,690억원이나 늘어났다.
그러나 수탁액 증가는 46개 자산운용회사 가운데 특정 4~5개사에 집중됐으며, 12개사는 같은 기간 수탁액이 오히려 감소했다.
또 4개 군소회사는 주식형 펀드 수탁액이 전무했다.
‘쏠림 현상’이 집중된 곳은 ‘3억 만들기 펀드’로 성가를 올린 미래에셋 계열이다. 미래에셋자산의 경우 지난해말 6,150억원이던 수탁고가 12일에는 1조2,950억원으로 6,800억원이나 늘었으며, 미래에셋투신운용도 같은 기간 수탁고가 3,490억원 증가했다. 올들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의 47%가 미래에셋 계열로 몰린 셈이다.
미래에셋 다음으로는 적립식 펀드를 창구 판매하는 시중 은행계열의 자산운용사 수탁액이 크게 늘었다. 조흥투신운용은 지난해말 4,010억원이던 수탁액이 12일 5,330억원으로 1,320억원 늘었고, 신한BNP파리바도 1,380억원에서 4,35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반면 기존 자산운용업계의 강자인 대한투신운용과 한국투신운용의 수탁액은 14% 가량 감소했다.
규모가 작은 골든브릿지 굿앤리치 글로벌에셋자산 등은 수탁액이 전무했다.
업계 관계자는 "적립식 펀드 열풍으로 증시로 유입된 자금의 절대 규모는 크지만, 자산운용업계에서도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 대부분의 군소 회사는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