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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의 부유층 마음을 잡아라"/ 은행 PB‘VIP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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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의 부유층 마음을 잡아라"/ 은행 PB‘VIP 이벤트’

입력
200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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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서울 여의도 선상 카페. 촛불과 풍선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입구로 60대 노부부가 팔장을 낀 채 카펫을 밟으며 들어선다. 중앙에 마련된 테이블에 착석하자 통기타 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곧 이어 영상을 통해 전해지는 가족들의 축하 메시지. 눈가가 촉촉해질 무렵 케이크 커팅과 함께 축포가 터지고 ‘그들만의 만찬’이 테이블 위에 차려진다.’

누구라도 한번쯤 꿈꿔봤을 법한 장면이다. TV 속이나 상상 속 이벤트가 아니다. 신한은행이 프라이빗뱅킹(PB) 고객 중 결혼 30주년을 맞은 이들을 위해 4월말부터 마련하는 ‘리멤버 허니문’ 행사다. 선택된 고객들은 여의도 선상카페 만찬 이벤트나 경기 가평 펜션 1박2일 여행 이벤트 중 선택을 할 수 있다. 박태종 신한은행 PB사업부 마케팅기획 과장은 "부유층에게 해외 여행 등의 이벤트는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있다"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PB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들이 단순히 부자들의 자산 관리를 넘어서 선택된 ‘0.1%’만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공연이나 재테크 강좌 등에 PB 고객을 초청하는 수준의 마케팅은 이제 기본이다.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곱지않은 시선도 적지 않지만, 은행들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마케팅으로 ‘부심(富心)’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각 은행이 심혈을 쏟고 있는 PB 마케팅의 핵심은 부유층 자녀를 위한 이벤트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우리은행이 5~6월 중 선보일 ‘키즈 MBA 스쿨’. 초등학생 아이와 어머니가 함께 참여하는 4박5일 일정의 행사는 어린이 재테크 강좌 등의 ‘주니어 MBA’와 함께 골프 레슨, 미술 강좌, 요가와 요리 학습, 에티켓 강좌 등으로 이뤄진다. 전 과정은 영어로 진행된다. MBA 스쿨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상 부유층 자제들을 위한 ‘귀족문화 예행 연습’인 셈이다.

신한은행은 대학생이나 고등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PB 경제 스쿨’을 기획 중이다. 단순한 경제 강의를 넘어 부유층 2세들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제들간의 결혼을 주선하는 중매도 이젠 은행 PB의 몫이 됐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2003년7월부터 ‘웨딩플라자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외환은행은 VIP고객 자녀의 프로필을 일일이 등록해 원하는 배우자 감을 연결시켜주고 있다. B지점 PB를 통해 지난해 5월부터 만난 커플 한 쌍은 이번 주말 ‘1호 결혼 커플’로 탄생할 예정. 하나은행도 ‘사랑의 네트워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50쌍의 VIP고객 자녀들이 참여하는 단체 맞선을 주선하고 있고, 우리은행도 올 하반기부터 비슷한 내용의 ‘베스트 커플 웨딩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이벤트를 통해 결혼하는 커플에 대해서는 황영기 행장이 직접 주례를 서 주기로 했다.

투자 박람회 등을 통해 PB 고객의 발길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한국씨티은행은 3월말 4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내외 유수의 9개 펀드운용사가 참여하는 ‘2005 씨티은행 투자 박람회’를 열어 1,000여명의 씨티골드 회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조흥은행은 지난달 타워팰리스 입주민만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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