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생활수준과 주민만족도 격차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민의 평균적 모습은 월 200만~300만원을 벌어 연금으로 노후를 대비하면서, 스스로의 행복지수를 10점 만점에 6.4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소재 2만여가구와 5,000여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면접조사해 13일 발표한 ‘2004 서울 서베이’에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를 편의상 ▦도심권(종로 중 용산구) ▦동북권(성동 광진 동대문 중랑 성북 강북 도봉 노원구) ▦동남권 (서초 강남 송파 강동구) ▦서북권(은평 서대문 마포구) ▦서남권(양천 강서 구로 금천 영등포 동작 관악구) 5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됐다.
◆ 소득, 생활수준 강남권 2배 이상 높아
소득수준 기초생활시설 교육수준 교육환경 등 지표에서 서초, 강남구 등 서울 동남권의 생활수준은 다른 지역을 압도했다. 월소득 400만원 이상인 가구는 동남권(20.1%)이 서북권(8.7%)과 동북권(8.8%)의 2배 이상이었다.
가구주가 4년제 대졸 학력 이상인 지역도 동남권이 36.1%로 가장 높아 가구주의 교육수준에 따라 소득격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남권 주민들의 아파트 거주비율은 51.8%로 서북권(20.7%)의 2.5배에 달했고 아파트 가격도 평당 1,438만원으로 서북권(770만원)의 2배 수준이었다.
동남권 주민들의 사교육비 지출은 총지출액의 16%를 차지해 5개 권역 중 가장 높았다. 생활기반시설도 타 지역보다 잘 갖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주인구가 적은 도심권을 제외하고 동남권의 인구 10만명당 문화시설 수(7.45개) 의료기관 수(18.44개) 유통시설 수(4.39개)가 가장 많았다.
주거환경만족도(6.1점)와 교육환경만족도(5.9점) 역시 동남권 주민들이 가장 높았다. 주거환경만족도가 가장 낮은 곳은 서남권(5.0점), 교육환경 만족도가 가장 낮은 곳은 동북권(4.7점)이었다.
◆ 월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 13.7%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00만~300만원인 가구가 30.3%로 가장 많았다. 100만~200만원이 28.1%, 300만~400만원이 15.6%로 조사됐다. 500만원 이상이 5.0%였으며, 100만원 미만인 가구도 13.7%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지출에서는 주거비(26.1%)에 이어 사교육비(13.7%)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시민은 74.7%였으며 정보검색(82.6%)과 이메일 이용(77.7%)에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컴퓨터사용자의 주당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13시간30분, 주당 30시간 이상 인터넷 사용자도 9.7%에 달했다.
1년간 자원봉사를 해본 시민은 14.1%, 기부 경험이 있는 시민은 38.8%(평균 기부액 14만원) 정도였다.
서울시민들이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행복지수(10점 만점)는 평균 6.4점이었다. 가정생활(7점)이나 친지·친구관계(6.8점)에 대한 행복지수가 높았고 재정상태 지수(5.1점)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 서울 안전한 도시 아니다/ 강력범죄 뉴욕의 1.5배, 교통사고 사망 도쿄의 1.3배
‘2004 서울서베이’에서 서울과 뉴욕 등 외국 도시 9곳의 도시 기반환경, 생활안전도, 문화수준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서울시민들의 안전도는 외국 대도시들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교대상 도시는 아시아의 도쿄 베이징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5곳과 서구의 런던 파리 뉴욕 로스앤젤레스 4곳으로 비교기간은 1999~2003년이다.
조사 결과 서울의 5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발생건수는 14만4,263건(2002년)으로 인구가 비슷한 뉴욕(9만4,273건)이나 상하이(8만4,780건)에 비해 각각 1.5배, 1.7배 많았다.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서울이 연간 4만279건(2002년)으로 도쿄(8만8,512건)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서울이 504명으로 오히려 도쿄(376명)의 1.34배에 달해 대형 인명피해 사고가 도쿄보다 서울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관 수는 2002년 현재 서울이 5,157명에 불과해 비교 도시들 중 최하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서울의 도서관 수는 47개(2002년)로 뉴욕(214개)의 5분의 1 수준, 미술관은 21개로 뉴욕(69개)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도로 연장은 서울이 2002년 기준 총 7,988㎞로 도쿄(2만3,848㎞)나 런던(1만4,676㎞)의 교통환경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 입증됐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