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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公 자회사 마구잡이 설립/ 부실 전자화폐업체 79억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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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公 자회사 마구잡이 설립/ 부실 전자화폐업체 79억에 인수

입력
2005.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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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가 지난해 무모한 러시아 유전개발사업 투자 외에도 부실업체를 거액에 인수하는 등 지난해부터 자회사를 잇따라 설립하거나 출자해 마구잡이식 경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부실업체 인수 의문 = 철도재단은 러시아 유전업체 인수를 위해 지난해 8월 17일 전대월씨 등과 함께 코리아크루드오일(KCO)을 설립한 것 외에도 그 시기에 납득하기 힘든 회사 인수와 자회사 설립 행태를 보였다. 철도재단은 지난해 8월 11일 누적결손액 125억에 달하던 전자화폐업체인 브이캐시의 지분 49%를 79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철도재단은 이어 9월 7일 유사한 전자화폐업체인 인터내셔널퍼스앤커머스(IP&C)를 자본금 5억원에 설립했다. 이 업체의 대표에는 철도재단 박상조 사업본부장이 임명됐다. 박 본부장은 그 후 9월 16일 철도청 왕영용 사업개발본부장의 지시로 재단이사장의 위임장을 위조, 전대월의 KCO 지분 인수계약을 체결했던 인물이다. IP&C는 지난해말 자본금을 51억원으로 증자해 철도공사가 76%(39억원)의 지분을 갖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부실기업을 인수하고 유사 업체를 설립한 경위가 이상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측은 "IP&C 설립을 앞두고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브이캐시를 인수했다"고 밝히면서도 적자 회사에 거액을 지불한 경위를 설명하지 못했다.

◆ 방만한 자회사 운영 = 철도공사는 또 지난해부터 부동산개발회사인 한국철도개발㈜ 등 12개의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했다. 철도공사는 적자 해소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는 회사라고 밝히고 있지만, 수익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철도공사 유휴부지를 이용한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한 한국철도개발은 직원 15명의 소규모 회사로 아직까지 실적이 없다.

감사원 관계자는 "자회사의 재정상태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더기 자회사를 만든 것이 낙하산 자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닌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회사 설립의 주도적 역할을 한 철도교통진흥재단의 대기업 출연금에 대해서도 적정성 논란이 나오고 있다. 철도공사는 2004년 1월 5일 철도교통진흥재단을 설립하면서 기업체로부터 거액의 출연금을 받았다. 출연금은 59억2,500만원으로 카드사업 협력사인 S카드 50억원, 관광사업 협력사인 L관광 9억2,000만원이었다.

철도공사는 출연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 관계자는 "철도공사와 사업을 하는 기업체들이 고속철도(KTX)라는 브랜드를 공유하는 대가로 기금을 출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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