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노른자위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10평형대 초소형 아파트 1,600여가구가 쏟아져 나온다. 이번 분양 물량은 잠실 시영아파트 등 강남권 주요 저밀도 재건축 단지 조합들이 18평형 이하를 20% 이상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소형 평형 건축 의무화 조치에 따라 내놓는 물량으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에 분양될 재건축 단지내 소형아파트는 ▦송파구 잠실주공2단지(12~48평형 5,563가구 중 12평형 868가구) ▦잠실시영(16~52평형 6,864가구 중 16평형 344가구) ▦강남구 삼성동 AID(12~43평형 2,070가구 중 12~18평형 416가구) 등 모두 1,628가구다. 이들 아파트는 이달말 서울 4차 동시분양이나 5월에 단지별로 공급될 예정이다.
해당 재건축 조합과 건설업체들은 이들 아파트의 전용면적이 10평 안팎이어서 4인 가족이 살기는 어렵지만 신혼부부, 독신자 등의 임대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을 들어 분양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임대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들은 분양 성공을 자신하는 요인으로 같은 단지내 중대형 평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전용률이 높아 독신세대 등 임대 수입을 목적으로 한 임대사업자의 청약이 의외로 많을 것이란 점을 들고 있다. 또 여기에 지난해 2차 동시분양을 통해 현대산업개발이 선보인 개나리 2차 11평형이 당초 예상을 뒤업고 7.9 대 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도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잠실시영 시공사 관계자는 "잠실이나 강남 일대 테헤란로 인근에는 직장 부근에서 잠만 자는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며 "이들이 기존 고급 오피스텔에서 아파트로 거주지를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임대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평형 대비 높은 분양가와 비슷한 시기에 공급이 대거 이뤄진다는 점에서 분양 성공에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다. 실제 송파구 잠실 주공 2단지에서 선보일 12평형의 경우 분양가가 2억원(평당 분양가 1,600만~1,800만원으로 책정)에 육박해 중대형에 비해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분양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공급이 4월과 5월에 집중돼 있어 수요에 비해 공급과잉이 우려돼 투자매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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