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가격은 늘 올랐다 내렸다 한다. 언제 오를지, 왜 내리는지는 몰라도 좌우간 오르면 반드시 내리고, 내리면 또 오른다. 따라서 주가란 으레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은연중에 믿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다음의 비유를 통해 그 답을 알아 보자.
빨간 꽃과 파란 꽃이 각각 다섯 송이씩 나란히 피어 있고, 나비 한 마리가 부지런히 들락거리며 꿀을 빨아먹고 있다. 한참 쳐다보니 나비는 색깔에 관계없이 반반씩 빨강 또는 파랑에 앉고, 같은 색이라도 특별히 어떤 꽃을 선호함 없이 골고루 앉는다. 빨간 꽃을 주가상승, 파란 꽃을 주가하락에 비유할 때, 이것은 곧 주가가 상승할지 하락할지, 그리고 각각의 상승 또는 하락은 그 폭이 클지 작을지 종잡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관찰하는 우리는 몰라도 나비만 아는 비밀이 있다. 그건 바로 빨간 꽃 다섯 송이 중에 유독 A가 꿀맛이 좋은 까닭에 A만 먹고 나면 반드시 연이어 또 빨강을 찾는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다시 가면 다섯 중에 A를 정확히 가려낼 수 없어 그냥 아무 빨강에나 앉게 된다. 마찬가지로 파란 꽃 중에도 B라는 놈이 특히 맛있어 B에만 앉고 나면 다시 파란 쪽을 찾는데, 역시 정확하게 B에 앉지는 못한다. 결국 전체적으로는 빨강과 파랑에 골고루 앉지만, 국면마다 자세히 보면 방금 갔던 쪽에 다시 가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 된다. 수학적으로 계산해 보면, 연이어 같은 색깔에 갈 확률은 50%가 아닌 60%다.
이제 이런 상황에서 누가 내기를 청한다고 해 보자. 나비가 방금 파란 꽃에 와 앉았는데 다음엔 어느 색깔에 앉겠느냐는 내기다. 확률에 밝지 못한 우리 보통 사람은 본능적으로 빨강을 택한다. 나비가 빨강과 파랑 사이를 ‘왔다 갔다’하니 이를 테면 이번이 ‘왔다’면 다음은 ‘갔다’ 아니냐는 순박한 발상이다. 주식이 원래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니, 내려도 버티면 또 오르겠지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식으로 거꾸로 가서는 승산이 40%다.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비가 앉았던 꽃에 다시 앉으려 하듯 주가도 가던 방향으로 더 가려는 속성이 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아니라 오르락오르락, 또는 반대로 내리락내리락한다. 따라서 오를 때 팔아선 버는 게 빈약할 수밖에 없고, 내릴 때 버텨서는 엄청난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왜 주식만 하면 깨지는지 이제 그 까닭을 알 것 같지 않은가.
시카고투자자문대표이사 www.chicagof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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