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는 13일 오후 조선호텔에 200여명의 협력업체 대표를 초청,‘2005년 협력회사 교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경상 대표는 "유통업체와 협력업체가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과열 경쟁의 논리를 뛰어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단순히 협력업체를 돕는다는 차원에서 벗어나 공동경영의 파트너로 삼는 차원의 상생경영 제도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먼저 끝없는 가격경쟁은 오히려 유통업체와 협력업체를 함께 어렵게 만드는 만큼 과도한 사은품증정·할인행사를 자제하겠다고 밝혔다.또 재고관리 전산시스템을 공유해 협력업체가 직접 발주·납품토록 함으로써 납품과정을 간소화하고 재고관리 비용을 줄이는 윈-윈 전략을 펴겠다고 덧붙였다.
1999년 윤리경영 선언 이후 신세계는 협력회사와의 상생을 위한 제도를 앞장서 도입했다. 지난해 8월‘신세계 네트워크론’을 시작, 이마트에 제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납품계약서만 갖고 기업은행에 가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도록 했다.
보통 납품계약을 체결한 후 생산, 납품, 대금 결제까지 석달 정도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이 낮은 금리로 자금흐름의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신세계가 처음 선보인 네트워크론은 이제 대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협력회사 납품대금 결제기일을 최고 25일 앞당겨 지급키로 했다. 2,000여개 협력회사를 통틀어 보면 연간 1조4,000억원의 결제대금이 조기에 집행되는 것이다. 또 이마트는 올 1월부터 협력업체에 일체 반품을 하지 않고 있다. 훼손됐거나 함량이 미달이어서 팔지 못한 상품이라도 반품하지 않고 폐기 처분함으로써 연간 3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이마트가 떠안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에는‘신세계 페이’를 선언했다. 밥값부터 시작해 협력회사와 공식·비공식 모임이나 업무 중 발생한 비용을 어느 한편이 부담하지 않고 자기 몫을 각자 지불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사(公私) 구분을 명확히 하고 ▦임원, 팀장, 바이어가 먼저 제안하며 ▦개별 계산이 안될 때는 공평하게 부담하고 ▦작은 금액이라도 나눠 계산하며 ▦발생시점에 즉시 계산한다는 5대 실천지침까지 마련했다.
이마트의 직거래도 상생경영과 맥이 닿아있는 부분이다. 농산물에서부터 원양 수산물까지로 직거래를 확대하고, 브랜드 인지도는 낮지만 품질 좋은 지역 기업을 발굴함으로써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이마트는 중간 마진 없이 납품받는 것이다. 대구의 국수 브랜드인 풍국면, 양념육 등을 납품하는 동방유통, 충남 부여군의 구룡예냉딸기 등이 이마트를 통해 성장한 브랜드들이다.
이경상 대표는 "상생이란 소비자에게 최고의 제품을 최저가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기업이 성장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걷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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