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 다시 원점에서 시작된다.
‘골리앗’으로 대표되는 ‘높이의 팀’ TG삼보의 간판 김주성(205㎝)과 ‘다윗’에 비교되는 ‘단신 핸디캡 팀’ KCC의 수호신 조성원(180㎝)이 14일 전주에서 2004~0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의 운명을 가름할 5차전에서 다시 한번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다. 1~4차전에서 둘의 활약 여부에 따라 양팀의 희비가 엇갈렸다는 점에서 이번 5차전에서 이들의 무게는 그 무엇보다 무겁다.
일단 TG삼보보다 KCC의 마음이 가볍다. 조성원의 컨디션이 어느 때보다 좋기 때문이다. 조성원은 이번 챔프전 4차전을 거치면서 경기당 평균 17.5점을 올린 가운데 3점슛은 평균 3.5개를 던져 1위에 올랐다. 28개를 던져 14개를 적중시켜 성공확률이 50%에 이른다. 조성원은 4차전에서 고감도의 외곽포를 자랑하며 3차전에서 어이없이 역전패를 당했다고 자위하던 TG삼보에 다시 한번 일격을 가했다. 3차전에서 역전극을 연출했던 4쿼터에서만 3개의 3점포를 가동했던 조성원은 4차전에서도 5개의 3점포 중 승부가 갈린 뒤 실패한 1개를 제외한 4개 모두 승부처에서 꽂혔다. 조성원은 "지금 최고의 컨디션이다. 이대로라면 5,6차전에서도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1,2차전에서 키와 기동력으로 팀에 2연승을 안겼던 김주성은 3~4차전에서 체력 고갈로 2연패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역전을 허용한 3차전의 4쿼터에서 무득점에 그쳤고, 4차전에선 15득점 2리바운드에 머물렀다. 더구나 4차전 도중 수비 리바운드를 잡다 발목을 다쳐 가뜩이나 심난한 전창진 TG삼보 감독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전 감독은 "김주성의 결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경우 높이의 우위를 점할 수 없어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둘의 컨디션 비교는 단지 참고 사항일 뿐이다. 승부는 선수들이 어느 정도 호흡을 맞출 수 있느냐와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벤치의 능력에 달려있다.
전주=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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