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의 유명한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73)씨가 12일 프랑스 파리의 자기 화실에서 미군의 만행을 고발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보테로 화백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있었던 미군의 포로 학대에 대한 분노 때문에 그림을 안 그릴 수 없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고 다시 한번 야만의 상징인 미국으로부터 충격을 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인물을 실제보다 뚱뚱하게 강조해 묘사하는 그 특유의 화법은 관객에게 구타당해 벌개진 나신을 들이댐으로써 참담한 곤혹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유화와 스케치 등 작품 50점은 우선 오는 6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전시하고 연말에 독일을 거쳐 내년에 미국 전시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전시는 미술관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하겠다고 그는 말했다. 보테로 화백은 "피카소의 걸작 ‘게르니카’가 아니었다면 1937년 4월 스페인의 평화로운 작은 마을을 독일 공군이 무차별 폭격한 만행을 지금 누가 기억하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남미의 독재자, 탱고 댄서, 창녀, 아낙네를 즐겨 묘사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패러디한 작품이 특히 유명하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파리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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