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12일 부사장에 김홍(金弘·사진) 보도본부장을 임명하는 등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최근 노무팀의 노조회의 불법녹음 사태를 마무리하면서 노사가 ‘책임자를 인사조치하고 경영쇄신의 계기로 삼는다’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불법도청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경영본부장을 포함해 본부장 2명 정도가 교체되는 데 그칠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사장을 경질하는 등 예상보다 다소 큰 폭으로 이뤄졌다.
김홍 신임 부사장은 고려대 철학과를 나와 1977년 동양방송 기자로 입사했으며 KBS로 옮긴 뒤 기동취재부장, 통일부장, 편집주간 등을 지냈다. 김 부사장은 최근 일련의 사태와 관련, KBS 내에 책임을 회피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을 강도 높게 질타하기도 했다.
보도본부장에는 이일화 창원방송총국장, 경영본부장에는 황인덕 광고팀장이 임명됐으며, 편성본부장에는 장윤택 TV제작본부장이, TV제작본부장에는 이원군 편성본부장이 자리를 바꿔 앉았다. 또 방송법 개정안 논란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정책기획센터장을 경질하고 그 자리에 윤덕수 방송문화연구팀장을 임명하는 등 센터장 3명을 교체했다.
KBS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단순히 특정 사안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지난해 사상최대의 적자, 팀제를 둘러싼 논란, 잇따른 제작상의 실수 등으로 인해 흔들렸던 조직을 재정비해 노사 합의대로 경영쇄신을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연주 사장의 임기를 1년 남겨두고 부사장과 일부 본부장을 바꾸는 것이 다소 부담이 됐지만, 그 동안 추진해온 개혁 과제를 순조롭게 마무리하려면 일정 정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KBS는 14일께 팀장 등 후속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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